작은 도서관 운영방법이 성패좌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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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소백산 산골이라 책 한권 구할 수 없습니다.책과 운영요령을보내주시면 아이들이 농한기를 알차게 보낼 마을도서관을 만들 수있을텐데….』(경북영풍군.주부.41) 『아파트가 고립돼 공공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이라 집 하나를 빌려 지역도서관으로허가까지 받았지만 책이 태부족입니다.기증받을 방법이 없을까요.
』(경북포항시.주부.37) 책의 해,독서의 달인 10월을 맞아이러한 사정의 4백여 지역문고 운영자들을 위한 전국 최초의「동네 미니도서관」들의 모임이 열린다.오는 19일 오후2시 서울시립종로도서관((738)5097)에서 열리는「작은 도서관 모임」이 그것.
주택가.아파트단지에 골목안 도서관등 주로 가정주부들이 자발적으로 세운 지역문고는 서울에만도 수백개나 되고 지방에도 뜻 있는 주민들에 의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지역에서는 책을 구할 수 없는데다 운영방법을 몰라 도서관설립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그나마 힘겹게 만든 도서관들도 처음 들여놨던 책들로「현상유지」만 할 뿐인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어려움을 감안,지난해 10월부터 동네마다「작은 도서관갖기 운동」을 벌여 기업.출판사들로부터 기증받은 7만여권의 책을 전국 1백50여 지역문고에 배포해온 종로도서관은 보다 근본적인 지원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전국의 미니도서관 운영자.개설희망자들을 처음으로 한 자리에 불러 모으게 된 것.
모임에서는▲공간마련.서적관리등 기본적인 설립.운영방법▲달동네도서관 성공사례▲공공도서관.출판사.기업등으로부터 신간서적 지원받는 방법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된다.김영사.신원문화사등이 기증한도서 5천여권도 배부한다.
또 참가자들끼리 필요한 장서를 교환할 수 있으며 원하는 경우종로도서관측이 도서공급원까지 알선해 줄 예정이어서「뜻은 있되 길이 막막한」지역주민들에게 미니도서관 설립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초 전국에 안내공문을 띄운 종로도서관에는 모임에 참가하겠다는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특히 지방에서 참가를 원하는 간절한사연들은 모임의 필요성을 한층 절실히 대변하고 있다.
이번 모임을 기획한 종로도서관 鄭正植열람과장(41)은『지역도서관을 세우고자하는 주민이면 누구든 모임에 나와 지원 받을 수있다』며『참가자들에게 줄 도서를 기증할 출판사.기업체들을 찾고있다』고 말했다.
〈姜찬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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