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솔 최현배선생 장손 고려대 최동식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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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과학주의와 민주주의의 뜻이 담긴「한글정신」은 앞으로도 더욱계승 발전돼야 합니다.따라서 한글운동은 이제 몇몇 학자들의 학술운동이 아니라 새로운 대중운동으로 승화되어야 합니다.』 문화체육부가 10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한 외솔 崔鉉培선생의 장손 崔東植교수(50.고려대 화학과)는 해마다 한글날이 가까워지면 외솔의 한글연구와 보급운동을 통한 나라사랑의 정신이 더욱 새로워진다고 했다.
그는 외솔의 손자답게 한글의 기계화에 많은 공로를 남겨 지난88년 세종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그가 고안한 두벌식 한글타자기인「외솔타자기」는 오늘날 산업사회에서 컴퓨터.텔렉스등 모든 한글정보기기에 적용,한글 발전에 커다란 역할 을 했다.
『외솔 할아버지의 한글운동은 班常을 타파하고 모화적 사대주의를 떨쳐버림으로써 민주주의와 자주독립을 이루려는 민족운동이었습니다.』 외솔은 1935년 20여년의 연구 끝에『우리 말본』을펴냈으며,한글의 연구와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글학회의 활동에도 적극 가담했다.그의 이러한 활동은 일제의 최종목표인 同化에 위협적이었으므로 일제는 결국 그를 1942년 감옥에 가두게 되었다.외솔은 또한 1926년 『조선 민족갱생의 도(道)』에서 중국 문화를 찬양하고 우리 문화를 무시하는 자들의 심리 상태를 통렬히 공박하기도 했다.
崔교수는 한글의 과학적 우수성은 이제 전세계적으로 인정되는 것인 만큼 국민 모두가 자랑스럽게 여겨 갈고 닦음으로써 문화민족의 전통을 살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언어란 문화의 원동력이고 민족 언어의 사용 범위,세련 정도가 그 민족 의 힘과 문화 정도를 재는 척도라는 것이다.특히 한글세대들은 더욱 열심히한글을 바탕으로 맡은 바 영역을 더욱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세계속의 선진 한국을 창조하는데 정열을 바치는 것만이「한글정신」을오늘날에 되살려나가는 길이라고 힘 주어 말했다.
그는 현재 외솔 이래 3대째 대물림하며 수천권의 양서를 펴온출판사업(正音社)에서 손을 떼고 본격적인 학문의 길을 걷고 있다.그는 최근 세계 최초로 전자의 액체론적 파동성격을 주장한「새 개념 초전도 이론」을 주장해 국내외 많은 연 구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기도 했다.
崔교수 외에 崔文植(청량리정신병원장).洪植(延世大의대교수)씨도 외솔의 손자다.
〈李順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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