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투명인사로 사기돋운다-노동부등 새기준마련 활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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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노동부는 지난달 14일 과장급 34명 인사에 앞서 지금까지는볼 수 없던「전보기준」이란 것을 새로 만들어 부내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즉▲1년6개월이상 한자리 근무자는 본부.소속기관간 순환시키고▲지방 사무소간 전보는 지역연고자에 우선을 두며▲울산.창원등 노사분규 취약지역은 기관장의 판단에 일임키로 한다는 것이다.
줄곧「양지부서」나「음지부서」에서 일하는 특혜나 불만을 해소하기위해 일정기간 근무자는 순환시켜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부서간의 텃세나 벽을 허물기위해 직원들의 희망을 최대한반영,지금까지 공직사회의 인사패턴에 변화를 가져온「혁명적」인 인사를 하기 위한 길닦기였던 셈이다.
노동부가 새정부 들어 이같은 전보기준을 애써 마련한 것은 물론 침체된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고 직원들에게 일하고 싶은 충동과 사기를 북돋워주기위한 배려였다.
이 덕분에 으레 말이 나게 마련인 인사 뒤끝에도 불평은 찾아볼 수 없이 직원 대부분이『과거와는 달리 인사불만이나 휴유증이덜했다』『문민정부가 뭔가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공무원사회가 한마디로「가라앉아 있다」는 공통된 분위기속에 각부처가 이처럼 분위기 쇄신과 함께 공무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고육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사정한파에다 공직자 재산공개여파가 겹치면서 왠지 공무원들이 무사안일과 보신주의에 빠지고「신명나게 일할」기분을 스스로 느끼지 못하고 사기가 떨어져 있다는 것이 공무원사회 안팎의 지배적인 인식이다.
때문에 총무처가 총체적인 사기진작책 마련에 나서는 가운데 각부처도 나름대로의 방안을 마련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도 7만 교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불만사항으로 지적돼온 인사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기위해 8월 인사부터인사자료를 공개하고 있다.교장.교감의 연수성적은 물론 인사때 중요인선 자료가 돼온 가점.고과평정점수와 서열을 공개,투명한 인사를 단행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중학교교원들의 불만해소를 위해 중학교와 고교사이에 교사들의 수평전보인사를 단행하고 장학사.장학관.연구사.연구관등전문직과 일선의 순환근무원칙을 정해 특정인이 장기근무로 인해 특혜를 입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제도 적으로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교육부도 고된 부서나 한직등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에 대해 가급적 승진.표창등에 우선 서열을 부여한다는 원칙을 마련했다.
이같은 인사개선책과 함께 吳炳文장관은 지난5월부터 특별한 약속이 없는날을 골라 기능직여사원. 일용직등 최하위직급 직원, 주사이하 비간부들과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하고있다.
내무부는 7월부터 일선 시.도와 시.군.구등 자치단체별로「관용심사위원회」를 설치,업무를 적극적으로 처리하다 저지른 사소한과오나 불합리한 규정 때문에 발생한 잘못.고의성이 없는 위법사항을 저지른 공무원에 대해서는 이를 심사,정상을 참작해 징계정도를 낮춰주거나 이를 문제삼지 않도록 하고있다.
또 지금까지 3차례이상 경고 또는 훈계처분을 받은 지방공무원들에 대해 반드시 징계를 요구하도록 했던「공무원 경고등 처분에관한 규정」을 삭제해 지방공무원이 소신껏 일할수 있도록 하고 국정과제 수행에 열심인 7급이하 지방공무원들은 과감히 특진시켜활기찬 지방행정 분위기 제고에 나서고 있다.
이와함께 여성공직자와 기술직을 우대,이들의 임용을 확대하고 내무부 직원들에게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었던 분기휴가제도 적극 실시,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鄭順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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