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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세기말 문화로 다가온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개인마다 컴퓨터를 소유하고 그 소프트웨어가 무수히 쏟아지면서「사이버펑크」라는 20세기말의 새문화는 더 이상 주변문화가 아니다. 이제 복잡하게 발달하고 있는 컴퓨터통신을 통해 컴퓨터해커들이 간단한 바이러스프로그램으로 기존의 기능들을 마비시키는가하면 프로그램조작으로 정보는 물론 돈마저 가로채고 있다.사이버펑크족들은 그들 내부에서만 만들어지는 「가상 현실( Virtual Reality)」의 세계에 빠져있다.
그들은 윌리엄 깁슨의 유명한 SF소설『뉴로맨서(Neuromancer)』라는 제목과 마찬가지로 신경망을 자극하는 것만으로도사랑을 할수 있다.
컴퓨터와 첨단악기 두엇만 갖춘 골방에서 수십명의 오키스트라와완벽한 방음장치가 있는 스튜디오나 대형 음악시스팀이 있는 공연장을 능가하는 음악을 만들어낸다.
국내에서도 「서태지와 아이들」「015B」등이 컴퓨터를 이용한음악으로 기존 대중음악의 기반을 무너뜨리면서,나아가 기성문화의빈곤을 폭로하면서 「사이버펑크」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자신을 만든 인간을 지배하려 하는 전설적인 컴퓨터「 HAL」이 등장하는 스탠리 큐브릭감독의『2001년,우주의 오디세이』(68년작),SF와 필름 누아르의 결합인 리들리 스콧의『블레이드 러너』(82년작)등은 사이버펑크적인 감성을 보여주는 고전적인 컬트영화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이미 비디오로 나온『비디오드롬』『브레인 스톰』 『론머맨』등을 통해 컴퓨터게임과 비디오에 빠져있는 사이버펑크족들의 일면을 충분히 읽어낼수 있다.
인간의 의식을 프로그램화해서 자유자재로 조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토탈 리콜』『터미네이터』의 세계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또 각종 오디오.비디오매체와 컴퓨터 통신으로 포르노가 양산되고 있으며 가상현실의 性과 컴퓨터로 성적인 자극을 주는「사이버섹스」프로그램이 개발되기도 한다.
「사이버펑크」는 70년대후반 영국에서 나온 극단적인 반항문화를 보여주는「펑크 록」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70년대말 펑크그룹「제너레이션 엑스」의 리더였던 빌리 아이돌은 최근『사이버펑크』(EMI계몽사)란 타이틀의 앨범■ 발표,날로 확산되고 있는「사이버펑크」의 진면목을 그려보인다.
아이돌은『사이버펑크의 철학은 모든 정보의 자유화』라고 외치며기성질서에 의한 정보독점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LA흑인 폭동을 소재로한『체제에 충격을』이란 노래에서 앞으로「사이버펑크」족들이 지구촌에 가하게 될 일대 공격을 시사하고 있다.
〈蔡奎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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