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시마 라오 인도총리 방한의미-북한보다 한국중시 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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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나라시마 라오 印度총리의 訪韓은 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후 처음으로 양국 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 印度의 對한반도정책 변화를 예고해주는 것이어서 크게 주목된다.
그동안 中國.인도네시아등과 함께 비동맹국가의 지주 역할을 하면서 南北韓등거리 정책을 펴온 印度는 사실상 사회주의 자급자족경제체제를 유지해온 까닭에 北韓에 기운 정책을 펴왔다.
따라서 印度는 韓國과의 관계증진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정상회담을 굳이 하려거든 韓國의 대통령이 직접 印度로 오라는등 다소 거만한 태도를 보여왔었다.
이와는 반대로 韓國은 지난73년 외교관계 수립후 서남아지역 강국으로 비동맹운동을 사실상 이끌어 온 印度를 親韓성향으로 돌려놓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왔다.
외무부 兪炳宇 아주국장은 『印度 총리가 이번에 北韓을 제외하고 韓國과 中國을 방문하는 것은 냉전체제의 붕괴에 따른 불가피한 변화며,印度의 관심이 北韓에서 南韓쪽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라오총리가 訪韓 기간중인 11일 駐北韓대사를 비롯한 日本.中國등 홍콩 총영사등을 서울로 불러 「동북아 지역 공관장 회의」를 주재하는 것만 봐도 印度의 변화된 對韓觀을 읽을 수 있다는게 외무부의 설명이다.
韓.印양국의 이같은 접근에 초조해진 北韓은 지난4일 라오총리의 訪韓과 관련,『인도는 한반도 통일에 대한 北韓의 입장을 지지해주길 바란다』면서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印度가 韓國을 보는 눈이 달라진 것은 한마디로 韓國의 급속한경제성장과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증대 때문으로 볼수 있다.
특히 지난 91년 취임후 사회주의 자급자족경제 체제에서 과감히 탈피,자유시장경제원칙에 따라 국유산업을 민영화하고 대외개방을 추구하는등 전면적인 경제개혁을 추진해온 라오총리는 경제성장모델로 韓國을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 다.
80년대 성장의 멈춤을 경험한 印度경제를 회생시키는데 최우선목표를 둔 라오총리는 평소 韓國의 경제발전 과정과 최근의 개혁에 큰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印度로서는 또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명실상부한 경제협력체로 부상하고 있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에 동참하는데 韓國의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같다.
韓國으로서도 북한요인 외에 풍부한 자원을 갖고 발전해가는 인구 9억의 印度와 통상을 증진시키고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두나라간 교역은 92년말 현재 9억2천만달러 수준에 머물렀으나 올들어 韓國의 수출이 전년에 비해 1백% 늘어나는등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 라오총리의 訪韓은 양국 經協 강화에도 크게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金泳三대통령과 라오총리의 정상회담은 두나라간의 경제협력에 중점을 두면서 지역정세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두나라 정상은 다같이 국내에서 개혁정책을 강도있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에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통상증진 방안의 구체화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北韓핵문제와 관련해서는 印度가,NPT(핵확산금지조약)체제를 선진 강대국중심의 불평등 체제로 규정하며 가입하지 않고 있어 어떤 분명한 입장을 취할지가 관심이다.
라오총리는 그러나 北韓이 NPT에 일단 가입했으면 핵안전협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南韓입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朴義俊기자〉 ◇印度개황 .국 명:인도 공화국(Republic of India) .정 체:의원내각제 .면 적:3,287,782㎢(한반도의 15배) .인 구:9억(세계 제2위) .수 도:뉴델리(인구 약7백20만명) .대통령:샨카르 다얄 샤르마 .국경일:1.26(헌법 발효일) .언 어:힌두어(32%,연방공통어) 영어 통용 .종 교:힌두교(82.7%),회교(11.2%) .GNP:$2,854억(91) .1인당국민소득:$342(91) .화폐단위:Ruppe($1=RS,28.4) .무역고:수출-$184억(91) 수입-$242억(91) .한국과의 무역:수출-$4.4억(92) 수입-$4.8억(92) (자료:외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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