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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언어차이 쉽게극복-양측학자 북경서 통일 학술대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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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통일을 주제로 南北韓 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석한 학술회의가 北京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30일 막을 내렸다.
지난 29일부터 비공개로 시작된 이 학술회의는「통일을 지향하는 언어와 철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한국측에서 金三龍 원광대총장 등 11명,북한측에서 박승덕 민족문제연구회장 등 7명,그리고 中國의 조선족 출신 학자 16명 등 모두 39명이 참석,「민족과 언어」「민족과 철학」등 두개 분과로 나누어 연구주제를발표하고 토론했다.
국제고려학회(회장 崔應九 북경대 조선문화연구소장)주최로 열린이 학술회의는 남북한 학자들이 참석한 회의로 다섯번째를 기록한것이며 최근 남북한간에 핵문제를 둘러싸고 교류가 거의 단절된 상황에서 열린 점에서 북한측이 유연한 자세변화 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金三龍 한국측 대표는 이날 회의를 끝내면서 『북한측 박승덕 대표가 회의성과에 만족을 표하면서 한국언론에 이를 공개하는 데동의했다』고 밝혔다.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에서 북한측의 김동찬씨(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장)는『남북한간 언어상 이질화라는 술어 자체에 불만이 있었다』고 전제,『우리말에 있어서 남과 북이 질적으로 다르다고 보지 않으며 남측이 이번 학술회의에서 이를 이질화 라고 표현하지 않고 언어격차로 말한 것은 깊은 뜻이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사회과학원 국어사정위원회 서기장 심병호씨는 한글학회 편찬「우리말 큰사전」과 북한의「조선어사전」의「ㄱ」부분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9백22개(56%)가 거의 같고,바꾼 말과 다듬은말이 5백43개(33%)지만 남북한 언어에 80 ~90퍼센트의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약간만 노력하면 언어상의 차이는 쉽게 해결할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병호씨는 또 일부에서 통일후의 지역감정을 우려하고 있는데 대해 현재 북한에서는 문화어(평양 표준어)와 방언의 수평화를 언어적으로 보장하고 있다고 밝히고 학자들이 잘 계몽하면 언어 때문에 지역적 감정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한편 한국의 金三龍박사가 미륵사상을 발표한데 대해 북한측은『미륵사상을 통일과 관련하여 연구한 것은 획기적인 것』이라면서『이상적인 사회건설을 바탕으로 하는 미륵사상에 대해 남측에서 총체적인 연구가 이루어져 통일에 기여하게 될 것』이 라며 관심을보이기도 했다.
[北京=全擇元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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