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문여는 연극원,원장 인선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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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내년 3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하 演劇院의 공식개원을 앞두고 새로 선임될 연극원장과 교수진 구성에 대해 연극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극원은 연극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演劇전문아카데미의 성격을 띠고 있어 국내연극계의 역량이 총결집돼야 한다는데는 연극인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더욱이 이미 개원한 음악원의 재학생들이 국내외 음악콩쿠르를 휩쓸고 있어 연극원의 비중제고에 대한 기대심리와 함께 원장과 교수진 구성에 연극인들의 시선이 쏠리는 모습이다.
현재 확인되는 연극원 개원 일정은 가능한한 이달말까지 연극원장 선임을 마치고 곧이어 교수진을 구성, 오는 11월 연기.연출.극작.무대미술등 4개과에 정원85명의 신입생 선발전형을 갖는다는 것.
이 일정중 가장 먼저 이뤄질 연극원장 선임에 대해 연극계 안팎에서는 소문이 무성하며 지금까지 자천.타천으로 연출가 Y씨,평론가 K.J씨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연극원장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장의 추천으로 문화체육부장관에 의해 선임되는데 원장의 운영스타일에 따라 연극원의 위상과 성격이 크게 좌우될 전망이어서 그 후보를 놓고 연극인들 사이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연극계에서는 「연극의 해」행사이후 연극계의 활성화 가능성이 엿보이는 만큼 연극원이 연극계의 화합과 발전을 위한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중립적 인물의 선정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크다.
그러나 실제로는 학맥과 출신극단에 의한 인맥이 서로 뒤얽혀 인선을 둘러싼 물밑 움직임이 간단치 않으며 특히 원로.중진급 연극인들과 해외유학파들로 이뤄진 연극계 신진세대들이 힘겨루기 중이라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최근 연출가협회가 李康淑예술종합학교장에게 건의문을 보내 당초의 「극작.평론과」를 「극작과」로 개칭하게끔 한 것도 연극원 성격을 놓고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빚어진 산물이라는 것.
이 연극원의 성격문제와 관련해『실기위주의 전문학교로 육성해야한다』는 주장과『국내에 처음 설립되는 연극학교인만큼 연극에 관한 종합학교로 키워야 한다』는 안의 대립도 뜨겁다.이는 현장중심의 연극계인사를 지지하는 입장과 강단연극■을 지지하는 입장이복잡하게 갈려있기 때문이다.
종합예술학교측에서는 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채 학과와 커리큘럼등에서는 양쪽 입장을 대강 절충해놓고 나머지는 연극원장 선임 이후에나 마무리짓는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
연극원 교수진 구성도 연극인들사이에 이야기가 무성한 부분이다. 음악원때와는 달리 연극계에는 실기를 전공해 학위를 받은 연극인들이 많지않은 실정이어서 누가 교수로 임용되는가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연출가 金亞羅씨는 연극협회발행『한국연극』8월호 앙케트응답에서『연극이론 강의를 위한 연극학자들은 강사로 초빙하고현장에서의 연륜과 실적을 토대로 교수진을 임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연극계인사들은 이런 무성한 소문이야 어찌됐든연극원이 연극계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기구로서의 역할을다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연극원은 11월 신입생을 모집한후 연극원본부는 예술의 전당에두고 강의와 연습은 국립국악연구원이 들어있는 舊국악고등학교 시설을 빌려 사용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尹哲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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