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과 같이 설을 쇨 수 있다니…. 내 생애 최고의 명절이 될 낍니더."
국군포로 전용일(73)씨의 동생 수일(65.경북 영천시 화산면 유성리)씨는 최근 국방부로부터 "형님이 설 전에 귀향하게 된다"는 연락을 받고 "이제야 고향에 돌아오시는 모양"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용일씨는 지난해 12월 귀환한 뒤 관계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형 용일씨는 한국전쟁 당시 소속 부대였던 강원도 철원의 모 사단에서 오는 19일 병역의무를 끝내는 면역식을 치르고 곧바로 고향 영천으로 돌아온다. 수일씨는 요즘 영천시 신령면 완전리의 큰집과 영천시청을 오가며 형님맞이 준비를 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귀향 소식을 묻는 친지와 주민들의 문의가 이어져 형님의 귀향을 실감하고 있다고 한다.
수일씨는 형님이 돌아오면 우선 큰집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집안의 어른인 형수(82)에게 인사드리는 게 순서라는 생각에서다. 이어 화산리 자신의 집으로 와 고향에서의 첫밤을 보내게 된다. 이를 위해 수일씨는 집 단장도 끝냈다.
용일씨는 이어 다음날 아침 신령면 신덕리 부모님 묘소를 찾는다. 1951년 12월 입대한 뒤 52년 만이다.
수일씨는 "어머니는 형이 전사 처리된 후 연금을 타는 날만 되면 '용일아, 내 아들 용일이가 죽었다니…'하시며 통곡했다"면서 "하늘에 계신 어머니의 한도 이제 풀릴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수일씨의 부인 이하자(63)씨는 "당분간 함께 살면서 의중을 들어본 뒤 거처를 따로 마련할지 결정하겠다"며 "고생하신 시숙을 잘 모시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용일씨는 '국군포로 대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부로부터 4억2천여만원을 받게 된다. 입대일로부터 면역식까지 52년1개월을 근무한 것으로 간주돼 하사관급의 봉급 2억2천여만원과 퇴직연금 명목의 일시금 9천여만원, 주택지원금 1억1백만원과 위로금 등이다.
영천시는 오는 27일 시민회관에서 범시민 환영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어 무개차를 타고 시내 카 퍼레이드도 벌인다. 영천시의 30여개 기관.단체도 全씨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영천=홍권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