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자존심 망치는 줄 왜 모르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중앙일보 7월28일자(일부지역 27일)『취재일기』에 따르면 최근 미 워싱턴시가 지난 3년 동안 각국 외교관차량들의 주차위반을 단속한 결과 한국외교관 차량들의 주차위반 건수는 1천2백65건, 벌금 액(체납액 포함)은 7만5천여 달러로 러시아·나이지리아·이집트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하루평균 한 대 꼴로 주차위반을 한 셈이며, 금액으로는 1인당평균 7백50달러 이상에 해당된다.
특히 워싱턴포스트지를 비롯, 미국의 주요언론에서도 한국을 거론하며 이 문제를 보도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부끄럽고 망신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무려 3년 동안이나 주차위반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그들의 신분이 외교관들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아무리 외교관들에게 면책특권이 주어진다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상주 국의 법을 존중하는 바탕에서 주어진 것이지 법을 무시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다른 누구보다 법을 준수하며 품위를 지켜야 할 외교관들이 오히려 법을 어기고 스스로 품위를 손상시킨 데 대해 분노 감 마저 느끼게 된다.
외교관들의 이 같은 행위는 그곳 교민들은 물론, 본국에 살고 있는 국민들의 자존심을 손상시키고 나아가서는 국가의 권위도 실추시킨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조현재<포항시 항구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