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라톤 세계정상 또 "노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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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93세계육상 선수권>
오는 15일 광복절 0시50분(한국시간)한국의 간판 철각 2명이 마라톤에서 다시 한 번 세계정상에 도전한다.
지난 4월 보스턴 마라톤에서 아깝게 2위를 차지한 김재룡(27)과 92조일 마라톤 2위 장기식(23·이상 한전)이 올림픽과 같은 비중의 93슈투트가르트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첫날 마라톤에서 황영조(23·코오롱)의 바르셀로나 올림픽 제패이후 정확히 1년만에 세계 정상을 노크하는 것이다.
올 시즌 세계랭킹 3위(2시간9분43초)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재룡과 실업 초년생 장기식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대비해 지난달 하순부터 일본 삿포로에서 전지훈련을 쌓은 후 6일 귀국, 이틀간 휴식을 취한 뒤 8일 독일 현지로 출국한다.
주형결 한전감독은『삿포로 마루야마 운동장 4백m트랙을 30바퀴 돌며 전 1만2천m 기록이 꾸준히 35분30초대를 유지했다. 이를 단순히 마라톤 풀 코스로 환산할 경우 2시간5분 이내에 드는 놀라운 속도다. 물론 풀 코스 기록과 같이 나올 수는 없으나 현재 컨디션이라면 2시간8분대는 충분히 작성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현지 마라톤 코스의 최고 표고 차가 20m를 밑도는 평탄한 코스인데다 기온도 20도 내외의 서늘한 편이어서 황영조가 지난해 2월 세운 2시간8분47초의 한국최고기록 돌파도 가능하다는 진단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마라톤이란 기록만으로는 우승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것. 세계 톱 클라스 선수들이 모두 출전하는 세계선수권인 만큼 선수들의 커리어가 우열을 가리기 어렵고 당일의 컨디션과 도로상태 및 레이스운영에 따라 예측불허의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대회 경우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 엔데티(케냐)가 2시간9분33초를 마크하며 김재룡을 10초 앞서고 있고 3위인 나미비아의 스와트보리가 14초 차로 추격중이다.
또 올 봄 로테르 담 마라톤 우승자 세론(멕시코·2시간11분6초), 파리 마라톤 우승자 베블로(폴란드·2시간10분46초)는 물론 바르셀로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모리시타, 홈 코스의 프레이 강 스테판(올림픽 3위), 일본의 91년 세계선수권 자 다니구치 등 라이벌들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따라서 체력이 강한 김재룡으로서는 중반까지 선두그룹을 주도한 뒤 최종 오르막인 30∼35km구간을 마지막 스퍼트의 승부구간으로 정해 놓고 있다.
올 시즌 들어 한국은 보스턴 마라톤에서 김재룡이 2위한 것을 비롯, 지난 버펄로 유니버시아드에서 김완기(코오롱)·형재영(건국대)이 2, 3위를 하는 등 꾸준치 세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KBS는 이날 0시40분부터 전 레이스를 생 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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