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 동포들 애창곡 전파 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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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연변·알마아타·하얼빈 등 북방동포들은 어떤 가요를 부르고 지낼까. 또 북방동포들이 좋아하는 국내 가요는 어떤 노래들이며 좋아하는 가수는 누구일까.
KBS사회교육방송(중파 972㎑, 1134㎑, 1170㎑)은 방송45주년을 맞아 7일 오후8시30분부터 북방동포사회에서 널리 불리는 현지 인기곡을 소개하는 특집 『노래는 국경을 넘어』를 90분간 방송한다.
방송사상 처음으로 제작되는 이번 북방동포 가요특집에서는 중국의 연변 인민방송국, 흑룡강 조선말 방송국, 카자흐 알마아타 고려말 방송국이 직접 조사한 인기 있는 한국가요· 한국가수 순위도 공개하며 가요평론가 이백천씨가 북방가요의 특성을 해설한다.
북방동포사회 가요는 가요와 민요의 구별이 없고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가 인기 있으며 서태지와 아이들의 랩송과 같이 부르기 어려운 노래와 춤곡은 발을 붙이지 못하는 것이 공통적인 특성이다.
연변에서 가장 인기를 누리고 있는 노래는 김웅(50)·이정숙(39) 듀엣의 『오래 오래 앉으세요』로 부모의 장수를 기원하는 이 곡의 인기는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최근 김웅·이정숙 듀엣은 각각 이혼했는데 현지에서는 이들이 『10년 동안 인기듀엣으로 활동한 것이 화근이 됐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이들의 인기는 대단하다고 한다. 이밖에 연변에서는 『동동타령』『감주타령』과 같은 민요나 『아내의 노래』『나의 장모님』등 가족얘기를 소재로 한 노래, 『고향생각』같이 모국을 그리워하는 노래 등이 인기를 끌고 있고 남녀간의 사랑을 소재로 한 노래는 흔치 않은 편이다.
인기가수로는 한국의 조용필에 비유되는 가창력 있는 가수 임종철(35·아리랑, 까페에서)이 1위를 차지했고 김웅·이정숙 듀엣이 2위, 민요가수 현철(28·노래가락 춤가락)이 3위를 지키고 있다. 또 최근에는 한국 가요를 중국어와 우리말로 섞어 부르는 이경화(23)·김성삼(22) 등 신세대 그룹들이 인기 상승 중에 있다.
연변동포들이 좋아하는 한국가수는 중년층에는 주현미·현철·조용필·이미자·남진의 순이고 청소년층에는 김현식·이선희·최진희·김국환의 순이었다.
알마아타는 『씨를 활활 뿌려라』라는 가무단 합창곡이 최고 인기곡이고 그 다음이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3위가 북한가수 전혜영이 부른 『휘파람』, 4위가 동요 『고향의 봄』, 5위가 남진의 『어머님』이다. 연변에 비해 자체가요의 제작이 활발하지 않고 다른 민요나 한국가요에 비해 인기도 덜한 편이다.
『김서린 유리창』『아름다운 노래』등을 부른 김조야(32)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고 『허공』 『돌아와요 부산항에』등 조용필의 노래를 주로 부르는 조균화(45)를 비롯, 송게오르규(55)·문공자(45)등 중장년층 가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인기 있는 한국가수는 김연자·조용필·구창모·현철·김세레나 순이고 노래는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얼빈은 『엄마생각』『오래오래 앉으세요』『교정의 종소리』등이 인기곡이고 가수로는 『엄마생각』을 부른 최경호(31),『새타령』의 김명숙(32), 『돌팔매』의 이향화(21)등 젊은층 가수들이 인기를 누리고있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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