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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계열사 거느린 「준그룹」/국제후계사 주목받는 두양그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해체 1년후 다섯째사위 김덕영씨가 창업/국제출신들이 요직… 작년매출 천백억원
국제그룹 해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따라 국제그룹의 「후계회사」 격으로 부상하고 있는 「두양그룹」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양은 양정모회장의 다섯째 사위이자 해체당시 그룹 부회장으로 실질적인 경영권을 쥐고 있던 김덕영회장(44)이 해체 1년뒤인 86년 설립한 두양상사를 중심을로 키워온 준 그룹.
지난 91년 베네수엘라 정부로부터 총 10억달러규모의 오리노코 알루미늄 제련공장 합작건(현재 건설공사중)을 따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룹해체후 김 회장이 철강 무역 등을 통해 재기를 꾀한다는 것까지는 알려졌지만 국내 대형 건설회사를 제치고 이처럼 빨리 부상할 줄은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더구나 이때를 전후로 김 회장은 와이어로프·골프장·금속·건설·신발 등의 분야에도 잇따라 진출,지난해엔 12개 계열사에 총매출액 1천1백억원을 기록하며 사업확장에 박차를 계속하고 있다.
또 재기과정의 초기때부터 「국제맨」들의 참여가 이뤄져 현재 그룹부회장 윤익수씨,두양금속·영흥철강·대흥산업 사장 한근환씨,우양건설대표 박근재씨,두양산업개발대표 안부치씨,두양아메리카대표 송철순씨가 국제그룹 임직원 출신이며 나머지 주요포스트도 국제출신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성장은 김 회장의 부친이 손꼽히는 「현금재벌」인 세창물산 김종호회장(76)이라는 점에 기인한 자금동원력과 국제그룹시절 손윗동서들보다도 빨리 33세에 가장 먼저 부회장직에 올랐을 정도의 탁월한 경영능력 때문에 가능했다고 주위에선 보고 있다.
한편 김 회장 부자의 소유였다가 국제그룹 해체당시 제일은행에 함께 넘어갔던 신한투자금융의 주식반환청구 소송건(현재 2심계류중,1심 김부자승소)도 이번 결정으로 더욱 유리해진 상태.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선고에서 김 회장측이 승소할 경우 당시 회사를 넘길때 받았던 80억원에 연 5%의 이자를 붙여 제일은행에 되돌려주고 대신 제일은행으로 부터 신한투금의 주식 1백30만주(현시가 총 1백38억원선)을 받게돼 당장 두배가까운 실익을 얻게된다.
이때문에 신한투금을 되돌려 받을 경우 두양이 금융회사까지 갖게돼 명실공히 그룹으로서의 면모를 완전히 갖추며 재계에서 급부상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두양이 이처럼 국제와 모든면에서 연이 닿아있음에도 두양의 관계자들은 『앞으로 두양이 국제의 후신을 표방한다든지,또는 앞으로 예상되는 국제의 재기노력이 두양을 중심으로 모아진다든지 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해체직후의 설움은 사라진지 오래며 양 회장과 김 회장과의 관계도 그동안 소원해져 이제 국제와 두양은 완전히 별개라는 것이다.
아무튼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던날 행선지도 밝히지 않은채 지방으로 10일간의 휴가를 떠난 김 회장이 서울로 돌아와 보여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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