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간장대 「브래들리」 NBA진출선언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느닷없이 드래프트 시장에 뛰쳐나온 대어의 스카우트 문제로 미국프로농구(NBA)계가 시끌벅적하다.
파문의 장본인은 호주에서 2년에 걸친 모르몬교 선교활동을 펼치고 돌아온 손 브래들리.
지난 4월 브래들리의 NBA진출 발표는 이제 갓 브리검영 대학의 1년 과정만을 마쳐 앞으로도3년의 대학생활이 남은 예상 못한 시점에서 터져 나온 것이어서 미국농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브래들리는 신입생 때 대학최고 센터로 꼽혔었기 때문에 갑작스런 NBA진출 발표는 단순 사건이 아닌 충격으로까지 받아들여졌다.
브래들리의 최대무기는 2m27㎝나 되는 엄청난 키.
그러나 단지 키만 큰 것이 아니라 그 정도 신장의 선수로선 믿기지 않게 순발력과 드리블·패스웍 등이 뛰어나 평범한 「인간 장대」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을 자아내고 있다.
대학에서 활약한 유일한 90∼91 한 시즌 동안 브래들리는 게임당 평균15득점과 8개의 리바운드를 잡아 낸데 이어 58·1%란 좋은 야투율, 몸이 빠른 단신선수들이 곧잘 하는 인터셉트에서 팀 내 2위를 마크하는 등 괄목할 성적을 냈었다.
하지만 NBA의 스카우트들이 눈독을 들이는 부분은 바로 한 시즌에 1백77개의 슛 블로킹으로 신입생 최고기록을 세운 탁월한 수비능력.
사실 브래들리는 2m를 넘는 거인들이 농구이외의 스포츠에선 별다른 두각을 내지 못하고있는 판에 박힌 현실의 틀에서 뛰쳐나온 양 야구·승마·수상스키·골프 등에서도 만만찮은 실력을 과시하는 등 유연한 몸을 자랑한다.
고교시절 야구선수로 활약, 4할7리의 막강 타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브래들리가 기대하고있는 몸값은 지난해 최고액을 받았던 섀킬 오닐(올란도매직)의 7년 동안 4천2백만 달러(3백36억원)에는 못 미치나 두 번째를 기록한 애런조 모닝의 6년 2천6백25만 달러.
하지만 모르몬교 선교활동으로 생긴 2년의 공백이 걸림돌로 작용, NBA 각 팀 매니저·코치들을 망설이게 하고있다.
브래들리가 브리검영 대학에서 한창 활약할당시의 체중은 약93㎏이었으나 선교활동을 마친 현재는 20㎏이나 늘어난 1백13㎏.
또 최소 2년여의 선수생활을 비디오로 검토, 최종 스카우트여부를 결정하는 NBA관행으로 볼 때도 단 한 시즌만 띈 브래들리의 활약상을 전부인양 과대평가해선 안 된다는 신중론이 전개돼 브래들리 스카우트는 자칫 도박의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실정.
그러나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 보다 큰 도박은 브래들리를 놓치는 것이란게 NBA의 지배적 분위기.
브래들리에 대해 우선 순위 1번을 갖고 있는 올란도 매직 팀은 2m15㎝, 1백13㎏의 당당한 체격인 오닐과 짝을 이루면 환상의 콤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걸고 있으며 센터부재에 목마른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도 3번 순위임에도 불구, 스카우트에 적극적인 태세여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상철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