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한국, 한국인, 한국경제』저자 덕성여대 이원복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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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알찬 내용의 학습만화를 그려 국민학생에서 대학교수까지 광범위한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만화가 이원복씨(48).
본업인 덕성여대 산업미술학과 교수보다 만화가로더 잘 알려진 그의 최근작『한국, 한국인, 한국경제』가 삼성·럭키금성·선경·한진그룹 등 일부 대기업들에 의해 사원권장용 도서로 대량 구입돼 이러한 사실을 새삼 확인시키고 있다.
단행본 학습만화로는 드물게 지난 3월말 초판을 찍은 이후 현재 15만 부 이상이 나간 이 만화는 서울대 송병락 교수(경제학)가 쓴 같은 제목의 책을 만화로 개작한 것.
이 만화책은 어린이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무거운 주제를 취급하고 있으면서도 꼬마독자들을 사로잡는가 하면 최근에는 삼성그룹에서 직원들에게 읽히기 위해 3만5천부, 선경 1만 부, 럭키금성 5천부 및 전경련·자동차보험회사 등에서 단체 구입해 성인학습 만화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고·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 뮌스터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그가 학습만화작가로 일반인들에게도 사랑을 받게 된 작품은 유럽의 역사·문화를 소개한『먼 나라 이웃 나라』(6권)가 그 시초.
유럽에 유학하면서 한국의 한 소년신문에 5년(81∼88년)동안 매일 연재했던 것을 한데 묶어 87년 펴낸 것으로 이미 약 2백만 권이 팔려 나갔다.
초판 이후 7년이 흘러 공산권과 독일의 역사가 많이 달라진 요즘도 변함없이 활발하게 판매되는 기현상을 빚고 있다
그 외에도 이『학습만화 세계사』(20권),『학습만화 한국사』(20권),『만화로 보는 자본주의, 공산주의』등 이 있는데 이 모든 만화들이 모두 일반 학습만화의 판매량을 훨씬 초과하고 있는 데다 대졸 출신 성인용으로도 활발히 읽히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이 교수는『나는 만화라는 친밀한 매체를 통해 독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또 알아야 하는 내용을 정확하고 재미있게 전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독자에게 충실히 서비스한다는 차원에서 다작을 하지 않는다.
또한 그의 만화책은 단순 흥미보다 정확한 지식전달을 강점으로 한다. 어느 학습만화보다 내용 전달 량이 많으면서도 강한 재미를 함께 안겨 주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어린이 신문에 만화를 그려 왔다는 이 교수는 깊은 뜻과 문학적 향취를 음미해야 하는 고급 문학작품들까지도 모두 만화로 그려 전달하려는 요즘의 출판풍토에 대해『고급문화를 소멸시키는 듯한 부정적인 역작용을 우려하는 바도 있으나 세계적 추세인 시각매체의 활용을 통해 고급 문화를 좀더 가깝게 대하고 알게 하는 가교 역할을 어느 정도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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