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니아시빌리·파제체프 고전발레의 진수 선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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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인간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발레의 진수.
신화적인 발레 스타 니나 아나니아시빌리가 러시아 페름 차이코프스키발레단과 함께 첫 한국공연을 펼친다.
중앙일보 초청으로 8월20∼24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무대를 수놓게 될 아나니아시빌리와 차이코프스키 발레단은 고전발레최후의 진수를 간직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해 일본에서 한 작품만으로 48회 연속공연이란 놀라운 기록을 세운 아나니아시빌리와 이 발레단은 오키스트라를 포함한 전 단원과 10t이 넘는 무대시설 장치를 모두 옮겨와 우리 발레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의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발레의 요정 아나니아시빌리는 현존하는 발레리나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함으로써 대중스타의 대열에 들어선 경이적 인물.
그루지야의 피겨스케이터 출신인 아나니아시빌리는 16세 때부터 각종 국제콩쿠르를 석권하면서 자타가 공인하는 천재 발레리나로서의 위치를 굳혀오고 있다.
볼쇼이발레단의 수석 프리마돈나이기도 한 그녀는 소련 붕괴이후론 볼쇼이뿐만 아니라 서구무대에서도 폭넓은 활동을 펼쳐 세계 유수의 발레단으로부터 객원 프리마돈나 초청이 쇄도하고 있다.
아나니아시빌리는 신비롭고 시선을 빨아들이는 듯한 표현력과 완벽하고 절제된 기본기로 그녀를 한번 본 관객으로 하여금 아무리 발레의 문외한이라도 섬세한 몸동작 하나하나를 기억하게 하는 마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나니아시빌리는 유럽·미국은 물론 동남아 등 세계 수십개국과 수년전부터 공연일정을 짜놓고 있어 그녀를 한번 초청해 공연을 감상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나니아시빌리는 최근무대에선 고전발레부터 현대무용에 이르기까지 전천후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알렉세이 파제체프와 함께 콤비를 이뤄 완벽한 2인무를 실현해내고 있다.
볼쇼이·키로프발레단과 함께 러시아-고전발레를 대표하는 3대 발레단인 페름 차이코프스키발레단은 어느 발레단보다 차이코프스키의 발레작품에 특히 뛰어나 보통 차이코프스키발레단이라고 부르고 있다.
1878년 러시아 페름시의 대극장 개관과 함께 발족한 페름발레단은 전후 고전발레의 새로운 교수법을 창안하고 일사불란한 군무와 세계적 스타를 동시에 키워낸 발레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대표작인『백조의 호수』와 세르반테스의 고전을 마리우스프티파가 각색하고 L 밍쿠스가 발레곡을 붙인 『돈키호테』가 전막 선보인다.
세계적으로도 전막공연이 드문 『돈키호테』가 국내 최초로 정통 발레단에 의해 공연된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되고 있다. <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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