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의료만족도 한방이 양방보다 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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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우리나라환자들은 양방보다 한방에 보다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예수병원 가정의학과 팀은 전주시내 양방과 한방을 찾은 환자 4백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방병원을 찾은 환자가 42%의 만족도를 보인데 비해 양방병원환자는 37%를 보였다고 최근 가정의학회지에 발표했다. ▲우리 체질에 잘 맞는다 ▲의사들이 설명을 잘해준다 ▲환자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인체를 보는 시각이 마음에 든다 등 15개 항목에 걸친 이번 설문조사에서 한방병원이 양방병원보다 거리가 멀어 불만족스럽다는 항목을 제외한 전 항목에서 양방보다 한방이 높은 만족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현행의료보험체계상 양방 쪽은 제한된 시간에 보다 많은 환자를 보아야한다는 부담이 큰 반면 한방은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환자가 많아 적은 환자수로도 진료가 가능하다는 현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 소아과 개원의는 『적어도 하루에 1백명이 넘는 환자를 보아야 의원경영이 가능하다』며 『진료의 질을 중시하기보다는 환자 수만을 기준으로 책정되는 현행 의료수가 제도가 있는 한 이 같은 결과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양(한)의사는 발전된 의학을 배웠기 때문에 실수가 적다 ▲양(한)방 병원에서 치료하면 잘 낫는다는 두 가지 항목 모두에서도 한방 쪽에서 더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즉 단순치 환자들이 양방의 선진성·전문성은 인정하지만 한방에 대한 민족 정서적 동질 감과 한의사들에 대한 친밀감 때문에 한방을 선호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결론이어서 더욱 주목을 끌고있다.
특히 환자의 질병자체에만 중점을 두고 환자개인의 정서와 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현행 양방진료체제와 함께 많은 국민들이 한방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비해 실제 1차 진료를 담당하는 일선 양방의사들의 한방에 대한 무지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편 만족도 조사와는 별개로 내원 이유를 묻는 조사에선 양방병원은「믿을 수가 있어서」가 전체의 45%로 가장 많았고, 한방병원은「주위사람이 권해서」가 42%로 가장 많았으며, 「여기서 낫지 않으면 어디로 가겠느냐」는 질문에는 「양방에서 한방으로」 28%, 「한방에서 양방으로」가 36%의 응답률을 보였다.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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