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욱-신세대 록음악 「새판도」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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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날카로운 용모의 신예 서상욱(21)은 가요계의 음반 기획자들이 경쟁적으로 눈독들일 정도로 다양한 음악실력과 인기요소를 두루 갖춘 재목으로 알려져 왔다.
지난해부터 1년여 음반 제작기간 중 데뷔를 준비해 온 서상욱이 최근음반을 내며 전면에 나서자 신세대의 록음악으로 대중음악의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0년대 이래의 정통록 음악을 그대로 재현하면서 동시에 최근 10대들이 열광하는 헤비메탈 음악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서상욱이 선보이는 음악은 지금까지 한국 록음악이 단순한 외국음악의 답습 수준에서 뛰어올라 본 고장의 음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미국의 흑인 랩을 이 땅에 뿌리내리게 한 것과 마찬가지로 서상욱이 지금까지 10대들만의 일종의 「컬트 문화」로 남아있던 헤비메탈 음악을 제도권 가요계에 진입시킬 것인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조용필, 그룹「봄 여름 가을 겨울」등이 미국에서 음반을 제작하면서 팬들에게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주며 대중음악 청취의 수준을 높여놓은 것에 크게 자극 받고 있는 최근의 추세에 크게 영향을 받고있다.
퓨전 재즈와 프로그레시브 등 보다 심각하고 난해한 대중음악을 찾는 이들에 맞춰 연주· 편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승환·서태지·김종서 등과 함께 서상욱의 데뷔는 10대 때 헤비메탈음악에 열광하던 세대가 성인이 되어 기성 가요계에 자극적인 존재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전곡을 자신이 작사·작곡한 그의 데뷔 앨범이 『지금 나는』은 매우 도전적이다.
다큐멘터리『실크로드』의 음악 프로듀서인 일본인 노리카즈 오자와씨가 서상욱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일본과 한국의 동시발매를 제의해 전곡일본에서 제작됐다.
또 연주에는 최근 언플러그드 바람의 진원지인 에릭 클랩튼의 밴드로 활약했던 네이던 이스트(베이스)·스티브 페런(드럼) 등이 참가하고 할리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영국인 엔지니어 스티브 맥밀런이 믹싱을 맡는 등 외국의 초호화 멤버들이 제작에 참여했다.
그의 용모답지 않은 무게 있는 목소리가 나오기 전에는 우리가요 음반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외국 헤비메탈 그룹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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