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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 창당 → 합당 '도로 열린우리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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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이 20일 합당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민주신당 이낙연 대변인은 "10일 오후 2시 긴급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열린우리당과의 합당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오후 4시 신당 지도부와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만나 향후 합당 절차와 일정을 확정해 선언하게 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이 대변인은 "신당의 정동채 사무총장과 열린우리당 김영춘 사무총장이 8일 만나 합당과 관련한 실무를 논의했고, 통합 원칙에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통합은 법적으로 민주신당이 열린우리당을 '흡수 합당'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민주신당이란 당명과 오충일 대표 체제는 유지되지만 당직은 양측이 적절히 배분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열린우리당이 다음 주말께 전당대회를 열어 신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최종 결정하면 양당은 20일 합당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민주신당(85석)과 열린우리당(58석)이 합쳐지면 의석 수가 143석으로 한나라당(128석)을 제치고 원내 1당이 된다.

그러나 통합을 둘러싸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체 143명 중 김효석.이낙연.김홍업.신중식.채일병 의원 등 민주당 출신 5명을 빼면 모두 열린우리당 출신으로 채워지게 돼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것이다. 신중식 의원은 2004년 총선 때는 열린우리당 공천으로 당선됐었다. 이 때문에 올 초부터 탈당-분당을 되풀이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진행돼 온 통합 논의가 결국 '열린우리당'의 당명을 바꾸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당 측은 당 지도부에 시민사회 측 인사를 배치하고 원내대표에 김효석 의원, 대변인에 이낙연 의원, 국민경선위원회 부위원장에 심재권 전 의원을 임명하는 등 민주당 출신을 중용하며 이 같은 시선을 희석하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엊그제까지 열린우리당 소속이던 신당의 사무총장이 열린우리당과 협상을 벌이는 만큼 열린우리당 내부 회담, 즉 가족회의에 불과하다"며 "신당은 말만 신당이지 '도로 열린우리당'을 완성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양당은 모든 국민이 아는 속임수 정치, 가면정치를 집어치우고 솔직하게 열린우리당을 다시 복원하겠다고 선언하라"고 쏘아붙였다.

열린우리당 김영춘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대선 정국에서 의원 숫자가 중요한 건 아니다"며 "신당에는 민주당의 지역구 의원이 대거 참여하고 있고 현역 의원은 없지만 손학규 전 경기지사 측과 시민사회 측 외부 인사도 합류하고 있기 때문에 '도로 열린우리당'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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