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연·카타르중 택일에 노심초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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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오는 10월말 개최예정인 94미국월드컵축구 아시아 최종 예선전개최 장소로 내심 중국이나 말레이시아를 선호해온 대한축구협회에 비상이 걸렸다. 사실상 개최지 결정권을 거머쥔 국제축구연맹(FIFA)이 2일 아시아 최종 예선 개최 장소로 말레이시아·카타르 두곳 중 한곳을 택하겠다는 방침을 확정, 축구협회에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개최지 선정이 선수들의 컨디션과 판정의 공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 한국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말레이시아 개최를 위해 막판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으나 중동의 입김이 워낙 거세 결과는 극치 불투명한 실정. 그러나 국내 축구전문가들은 출전팀의 이해가 엇갈릴 경우 FIFA가 경기장 여건·관중동원 능력 등 축구문화를 고려하는 게 통례여서 일단 말레이시아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초 한국은 최종 예선이 공교롭게도 극동아시아 3개국(한국·북한·일본)-중동 3개국(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이란 또는 시리아)간의 대결로 압축됨에 따라 제3국 개최를 명문화한 대회 규정을 들어 중동국가보다 비교적 우리측과 친숙한 중국이나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개최를 위해 아시아축구연맹(AFC)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사정이 우리와 비슷한 일본과 제휴, 날씨·시차에서 유리한 중국 개최카드를 1차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아래 대회 개최 경비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의, 중국 측으로부터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마감된 개최 후보지 신청에 예선 C, E조에서 탈락한 카타르·말레이시아만이 유치 신청을 냈을 뿐 A조의 중국은 예선 탈락 후유증으로 신청서를 접수하지 않아 차질을 빚게된 것.
한편 축구협회는 대회 개최지가 최종 카타르로 낙착될 경우 아랍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은 물론 한국과 무려 여섯 시간의 시차가 나는 데다 막판 중동권의 담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한국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우려하고 있다.<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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