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차원 노동운동” 87년 설립/현총련 어떤 조직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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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별활동 없다가 올부터 공동임투 주도/지난달 발족한 전노대에도 적극 참여
노사분규의 열풍에 휘말려있는 현대계열사의 연대파업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법외 노동단체인 현대그룹 노조총연합(현총련)의 3자개입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사태는 현총련이 현대그룹 차원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7일부터 연대파업 등 「중대결단」을 내리기로 하는 등 총공세의 태세를 보이고 있으며 현대측은 현총련과 대화할 이유가 없다고 맞서고 있어 현대사태는 한치앞을 내달볼 수 없는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노동부는 지금까지 현대계열사 분규 확산의 한 원인을 현총련의 제3자 개입으로 보고 이의 차단을 누차 천명해왔으나 현총련이 공동임투를 공식화하는 등 3자개입 행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동부는 현총련이 현대계열사 분규에 처음부터 깊숙이 개입했으며 사실상 울산지역 분규를 주도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총련은 울산 경인지역 등에 산재한 29개 현대계열사 노조위원장으로 구성된 법외노동단체로 그 구성원의 성격상 현대계열사 산하노조에 상당한 구속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장은 김동섭의장(현대정공 조합장)이 직권조인 파문으로 잠적한 이후 이강우 수석부의장(현대차써비스 조합장)이 이끌고 있으며 조합장들이 울산과 서울을 오가며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활동방향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총련은 당초 그룹차원의 노동운동과 단결력을 유지하기 위해 87년 8월 설립됐으나 지난해까지만해도 현대계열사 노사분규가 속출하는 가운데도 큰 활동이 없었다. 그러나 올들어 3,5월 두차례 공동 임투대회를 갖고 그룹차원의 임투를 선언하고 6월30일 「공동임투 승리결의대회」를 여는 등 현대계열사 노사분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노동부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전국업종노동조합회의(의장 권영길),대우그룹 노조협의회(의장 김종열) 등과 전국노동조합 대표자회의를 지난달 1일 발족,전노대에 막강한 자금과 조직으로 참여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동부는 현총련이 현대그룹에 대한 영향력 행사뿐 아니라 이질적인 구성요소로 결속력이 의문시되는 전노대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장악하기 위한 목적도 갖고 현대사태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총련은 재야노동단체의 세 구축 등을 위해 산하노조의 결집력과 행동통일이 필수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현총련의 활동은 3자개입에 해당하나 사법처리 여부는 법적 대응이 사태해결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좀더 시간을 갖고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제정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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