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수방 대책 허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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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본격 장마철이 눈앞에 다가왔으나 서울시내 재개발 사업현장 중 일부 고지대 공사장의 수방 시설이 형식에 그치고있어 집중호우 시 토사유출·산사태 등의 재해가 우려되고 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택지 조성공사가 진행중인 서울시내 재개발 사업지구 15곳 가운데 4∼5곳은 집중호우가 쏟아질 경우 토사가 쏟아질 가능성이 커 인명 및 재산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8만8천여평 규모인 서울 시흥동 산100의 1「시흥 2-1택지 개발지구」의 일부구역은 관악산 중턱 50도 정도의 비탈에 택지를 조성중이나 산비탈 부분에 대형천막을 덮어씌우는 안전조치만을 취하고있어 집중호우가 쏟아져 내릴 경우 공사장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인근 주택가를 덮칠 가능성이 커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여름 장마철에도 공사장에서 흘러든 토사와 목재 등 건축자재가 하수로를 막아 주택 50여 가구가 침수되는 물난리를 겪었었다.
박성현씨(57·시흥 2동)는 『급경사를 이루는 20여m 높이의 절개지 위에서 정지공사를 벌이고 있어 비만 오면 흑벽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라고 말했다.
서울 노량진동 205일대 「본동 2-1지구」(1만2천여평)와 노량진동 214일대 「본동 2-2지구」(1만3천여평)의 경우도 가파른 산비탈에 천막·마대 등을 덮어씌운 채 성토작업을 하고있으나 하수·집수 시설이 미흡해 큰비가 내릴 경우 공사현장과 10여m 떨어진 저지대 주택가가 침수 될 가능성이 크다.
공사장 진입로 주변 주민들은 『60여㎜의 비가 내린 지난 13일에는 배수관이 공사장에서 쏟아지는 흙탕물을 감당하지 못하고 터지는 바람에 저지대 가옥 일부가 침수되기까지 했다』며 완벽한 수방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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