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생 집단유급 파문/올해대입 “큰혼란”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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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망 3천여명 갈곳잃어/다른학과 지원땐 경쟁률 “변수”
수업거부에 따른 한의대생들의 집단유급 및 그로인한 94학년도 신입생모집중단 사태가 대학별 유급시한일정에 따라 부분적으로 확정돼 94학년도 입시에 큰 혼란을 예상된다.
한의대 입시를 준비해온 학생들이 진로를 잃을 것을 우려,집단반발 징후가 보이고 있고 이들이 다른학과로 몰릴 경우 타학과 지망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의대생들의 유급이 확정됨에 따라 한의대 지원희망 학생들의 집단반발사태가 발생하고 있는것은 한·약분쟁에 새로운 국면을 야기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집단유급사태로 인한 사실상 최대의 피해자가 한의대를 자망하려는 수험생(94학년도 3천∼4천명 추산)이란 점에서 특히 재수생들을 중심으로 집단적으로 반발이 계속될 전망이나 유급사태해결을 위한 보사당국 또는 한의대생들의 입장에 변화가 없어 심각한 파문이 예상된다.
◇지망생 반발=서울 대성학원에 다니는 한의대지망 재수생 1백17명과 한의대이외 일반학과 지망생 2천2백7명은 16일 교육부·보사부 등 관계기관에 연대서명서와 함께 직접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한의대 지망생 1백17명은 호소문에서 『불안한 가운데 학업에 전념해왔으나 유급사태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더이상 사태를 관망할 수 없다』며 『특히 한의대의 경우 대부분 특별한 꿈과 소신으로 선택한 대안없는 지망분야인데 기성세대의 해묵은 갈등때문에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일반학과 지망생들도 『한의대 지망생들의 막판 타분야 지원사태가 빚어질 경우 경쟁률이 높아져 입시혼란이 예상된다』며 조속한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경희대 한의대를 지망하려는 3수생 아들이 최근 한의대지망 좌절과 그에따른 군입대를 비관,가출했다는 학부모의 항의방문 등 개별적인 반발과 대책호소가 빗발치고 있다』며 『대부분 학력고사성적 3백10∼3백20점대의 고득점자인데다 전공특성상 다른 분야로의 변경지망을 원하고있지 않아 엄청난 혼란과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입생 모집정지=집단유급이 빚어질경우 경희대·경산대 각 1백20명,원광대 1백명,동국대·대전대 각 80명,상지대 60명,동의대 50명,경원대·전주 우석대 각 80명 등 9개대 6백70명에 대한 내년도 신입생 모집이 중단된다. 교육부는 현재 동국대·경희대 등 유급시한을 넘긴 대학의 일부과목 강의가 제적을 면하려는 몇몇 유급경력자들의 수업참여로 강의개설은 간신히 이뤄지고 있으나 대부분 학생들의 수업거부가 계속되면 내년도 신입생모집 전면중단사태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수업거부 계속=동국대(14일)·경산대(16일)에 이어 17일 유급시한을 맞은 경희대와 동의대의 경우 한번 더 유급을 당하면 제적조치될 일부 학생(경희대 16명)들만 수업에 참여,부분적으로 수업이 이뤄졌으나 나머지 대부분 학생들은 수업거부를 계속했다.
한편 이같이 부분적으로 나마 수업재개가 이뤄진 강좌의 경우 최종법정수업일수(14주)의 3분의2만 출석하면 학점취득이 가능해져 해당 학생들이 일단 당장의 유급확정은 면하게되나 현사태의 근본적 해결방안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학생들의 수업거부방침이 확고해 결국 집단유급 및 신입생 모집 정지사태를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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