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문제의 신관 20년 넘은 것/연천 폭발참사 국방부 분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버린 담뱃불에 장약 점화” 추측 일축/군원으로 받은 포탄… 불량품 일수도
국방부가 사고의 원인을 신관 자체의 문제점 또는 신관취급 부주의라는 두가지로 보고있는 것은 사고당시 가장 가까운 거리(약 20여m)에서 현장을 목격했다는 한 목격자의 증언에 근거를 두고있다.
증인은 현재 수도통합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김형민씨(25·예비역병장·인천시 북구 작전2동 864­52호).
파편이 얼굴을 스치는 전도의 경미한 상처를 입은 김씨는 『고폭탄에 신관을 조립하는 병사들을 보면서 포대 뒤편 20m 떨어진 곳에서 위장망을 정리하던중 갑자기 꽝하는 폭발음이 들렸고 이어 불길이 솟았으며 다시 꽝하는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김씨의 증언을 토대로 사건을 재정리하면 예비군과 현역을 포함한 병사들이 신관을 조립하던중 폭발이 일어났고 폭발로 현장에 있던 병사들이 모두 사망했으며 이어 이날 발사할 예정이었던 조명탄 두발이 폭발의 충격에 의해 후방 30m로 튕겨나가면서 2차폭발을 했다.
폭발에 따른 파편은 부근에 있던 장약통을 관통,폭발했고 여기서 일어난 화염이 일부 사병에 옮겨붙었다.
당시 포대소속 중령과 상사 1명 및 현장에서 다소 거리를 두고 있던 다른 예비군도 있었지만 사고경위는 김씨의 증언과 대동소이하다. 김씨의 증언 가운데 조사단이 주목한 부분은 『병사들이 신관을 조립하는데 갑자기 꽝하는 폭발이 있었다』는 부분.
이를 근거로 장병용 특검단장은 한때 『예비군들이 피우다 버린 담배불이 장약에 점화,고성능 포탄이 폭발했다』는 일부 추측을 일축했다. 현장에는 포탄과 3m거리에 떨어져 있어야할 장약이 2m거리 안팎에 놓여있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기는 했지만 사건의 원인과는 무관한 것으로 평가됐다.
포신이 하늘로 향해 있는것이 사고의 한 원인일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는 지시에 따라 그렇게 해놓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장약호(폐장약을 버리는 곳)도 폭발과 관계없이 포를 고정하기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신관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났으나 그 원인이 신관자체의 불량인지 병사들의 취급부주의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조사단의 분석이다.
이번에 폭발한 포탄은 82년도 미국제품이며 신관은 50년이나 72년 사이에 만들어진 오래된 제품.
현장조사에서 발견된 파편에 따라 신관이 M57형이라는 점이 파악됐고 신관마다 일련번호가 붙어있어 추적하면 구체적인 제조연도를 파악할 수 있다. 또 월남전에서도 10만발의 폭탄 가운데는 신관불량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신관불량일 가능성도 높다.<안성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