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는 섹시한 테마 꾸준한 수익률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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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상반기 증시의 최고 테마는 '지주회사'였다.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언급되기만 하면 주가가 들썩였다. 지주회사 테마를 등에 업고 고공행진하는 펀드가 있다.

CJ자산운용의 'CJ지주회사플러스주식' 이다. 주로 지주회사 관련 종목에 투자한다. 이들이 급등한 덕에 수익률이 월등하다. 최근 6개월 수익률(7일 기준)이 설정액 100억원 이상 주식 성장형 펀드 가운데 3위다. 1.2등은 모두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대형주 펀드 가운데선 1등을 한 셈이다. 이 펀드의 설계부터 시작해 줄곧 운용을 맡아온 이승준(사진) 주식운용1팀장을 만났다.

-어떻게 지주회사 펀드를 생각하게 됐나.

"지난해 한국운용의 삼성그룹주 펀드가 히트한 걸 보고 테마 펀드를 구상하게 됐다. 펀드가 워낙 많아 '섹시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하고 수익도 꾸준하게 낼 수 있는 테마를 찾다 보니 지주회사가 딱이었다. 시뮬레이션 결과 수익률도 괜찮았다. 우리 경제는 이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투자보다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이 활발해 질 거다. 그러려면 지배구조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지주사 문제가 계속 부각될 수밖에 없다."

-지주회사 투자가 왜 유망한가.

"지배구조가 투명해 진다. 과거 지배구조 불투명성으로 할인되던 주가가 재평가를 받는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자회사의 숨겨둔 자산가치가 드러나기도 한다."

-지주회사 펀드를 운용하면서 특이한 점은.

"기업을 보는데 이익만 봐서는 안 된다. 그 외의 것도 봐야 한다. 재벌들의 지배구조 계통도, 지분율 현황을 표시한 계보도 등이다. 뉴스가 터지면 계보도를 펴놓고 각 기업들이 미칠 파장을 계산하는 식이다."

-상장사 중 지주회사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그래서 펀드는 3가지 유형에 투자한다. 먼저 지주회사. 현재 투자비율이 20%다. 그리고 준지주회사. 향후 지주사 전환이 유망한 회사다. 상반기 수익률이 월등했던 것도 지주회사 전환 기대감에 이들 주가가 급등한 덕분이다. 이 두 가지 유형을 합치면 종목수가 대략 70~80개 된다. 그리고 핵심계열사가 있다. 일종의 업종 대표주다. 30~40% 투자한다. 수익률이 시장과 따로 노는 걸 막기 위해서 편입한다."

-최근 들어 수익률이 급격히 나빠졌다(6개월 수익률의 %순위, 즉 펀드를 100개라 치고 매긴 등수는 1이다. 그런데 최근 1개월 순위는 60으로 떨어졌다).

"테마 펀드로서의 한계다. 수익률 변동이 심할 수 있다. 잘 나가고 있지만 언제 고꾸라질 지 모른다. 그러나 당분간은 지배구조 문제와 더불어 지주회사 테마가 시장의 큰 줄기가 될 거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핵심계열사 투자를 통해 시장 수익률과 지나치게 괴리되는 것을 막는다."

-당부하고 싶은 말은.

"상반기 수익률이 너무 좋았다. 그러나 과거 수익률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테마 펀드인 만큼 변동성이 클 수 있다. 지주회사 테마를 밝게 보는 우리의 운용 철학에 동의할 경우 가입하길 바란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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