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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 평양 남북정상회담 … 금융시장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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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증시 모처럼 크게 올라=8일 코스피지수는 정상회담 개최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보다 43.59포인트(2.34%)오른 1903.41로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7.13포인트(0.89%) 오른 807.96으로 마감됐다. 전격 발표가 시장의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 소식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에도 4580억원어치를 매도해 18일째 ‘팔자’를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0원 오른 924.20원으로 마쳤으며,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4% 오른 연 5.26%에 마감했다. 시장은 되레 남북 정상회담보다도 9일 열릴 금통위의 금리 인상 여부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이날 증시에서는 남북 경협 관련 주식의 급등세가 돋보였다. 한국전력이 대북 송전 관련 테마가 부각되면서 2.65% 상승한 것을 비롯, 현대엘리베이터(6.12%)·현대상선(10.40%)·현대증권(3.29%) 등 현대그룹주들이 대북 사업 기대감으로 동반 강세를 보였다.

 ◆“코리아 리스크 줄 것” VS “단기 효과에 그칠 것”=증권업계의 전망은 팽팽히 갈린다. ‘장기적으로 대형 호재가 될 것”이라는 시각과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신영증권은 “남북 정상회담이 코리아 리스크를 줄여주면서 우리 증시가 한 단계 레벨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한화증권은 “예상된 사안인 데다 남북 경협 결실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단기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발 신용 경색 위기 등으로 위축됐던 시장에 ‘반짝 장세’를 가져올 수 있어도 대형 호재가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 때도 회담 개최가 발표된 4월 10일 직후와 정상회담이 시작된 6월 13일 직전에는 주가가 급등했지만 정상 회담과 6·15 남북 공동선언 발표 당일에는 되레 급락했다. 또 공식 발표일부터 정상회담이 열렸던 2개월여 동안 주가는 11.4% 하락했다. 대우증권은 “만남 자체보다는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성과가 나오느냐가 향후 장세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가 신용등급엔 영향 없을 것”=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3대 국제 신용평가회사들도 남북 정상회담이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조정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았다. 피치의 제임스 매코비 이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무역과 원조 등에 관한 남북 간 현안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이 처해 있는 근본적인 위험에 대한 우리의 근본적인 시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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