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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한국이냐 일본이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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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88올림픽의 유치를 놓고 한판 승부를 펼쳤던 한·일 양국이 이번에는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를 위해 또다시 국가의 명예를 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신세기를 여는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유치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지난 91년8월 일찌감치 월드컵대회 초치 위원회를 결성, 국내·외에 걸쳐 대대적인 유치캠페인을 벌이고있는 일본에 맞서 뒤늦게 유치 경쟁에 뛰어든 한국이 최근 스포츠 외교를 강화하는 등 유치사업 추진에 발벗고 나섰다. 한국이 크게 열세에 있지만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등 올림픽 때와 양상이 엇비슷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국제축구협회(FIFA)에 공문을 보내 지난 90년 공식 신청한 2002년 월드컵 유치의지를 재확인한데 이어 최근 정몽준 회장이 직접 FIFA 집행위원회가 열린 스위스를 방문, 아벨란제 FIFA회장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는 등 물밑 접촉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축구협회는 늦어도 8월 안으로 범국민적 기구인 월드컵유치 위원회를 발족시켜 전국민의 공감대 형성을 꾀하고 동시에 정부차원의 협조를 얻어 본격적인 유치작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비록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일부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 정 회장이 월드컵 유치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있는 것은 한국이 내세우는「남·북한 동시개최」카드가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월드컵 3회 출전국인데다 올림픽을 치른 노하우가 있는 것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협회는 남북공동 개최의 경우 정치적 이슈가 걸림돌이긴 하나 유치가 결정되는 96년까진 3년이나 남아있어 정부가 의지를 보인다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한편 현재 선두 주자격인 일본은 이미 전국규모의 초치위원회를 결성, 활발한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시설 또한 J리그(일본프로축구)출범과 때맞춰 주 경기장을 포함해 15개 보조경기장 시설을 거의 완비한 상태. 더욱이 최근 아벨란제 FIFA회장이 파리회견을 통해『일본은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 크게 고무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유치경합중인 한국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아시아 개최가 유력시되는 2002년 월드컵 유치 신청국은 한국을 비롯, 일본·말레이시아·중국·사우디아라비아·인도·모로코(아프리카)등 7개국. 그러나 한국·일본·말레이시아의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는데 개최지 결정은 오는 96년 6∼7월께 열리는 FIFA집행위원회(회장포함 총21명)에서 표 대결로 결판난다.
월드컵을 개최하는데 투입되는 예산규모는 총2천86억원(추정·91년 협회발표). 이는 서울올림픽에 버금가는 규모다.
이를 세분해보면 수입은 FIFA규정에 따른 일반수입(입장료·TV중계권료·휘장 및 광고수입)이 1천2백94억원으로 절반이상을 차지하며 기타 기념품·복권판매 수입으로 7백90억원을 책정해놓고 있다.
반면 지출면에선 경기장 시설비가 7백억원으로 가장 많고 참가국 배당금(4백38억원)·대회조직위원회경비(3백23억원)·FIFA기금(3백23억원)·월드컵 대표 훈련경비(40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순이익 규모는 2백억원 안팎인 것으로 집계된다.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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