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사자 "포효"|양준혁 타율·홈런·출루율·장타율 수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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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프로야구 판에 괴력의 왼손 슬러거가 등장, 타격부문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삼성의 루키 양준혁(25).
양준혁은 현재 38게임에 출장, 1백 43타수 55안타를 떠 뜨려 3할 8푼 5리로 수위타자에 올라 있다.
또 양은 8개의 홈런으로 홈런 더비 공동 1위에 올라 있으며 장타율(0·664)과 출루율(46·5%) 역시 선두에 오르는 등 공격 4개 부문을 독식하고 있다.
더욱이 양은 1백 70타석 중 병살타를 단 한 개도 기록하지 않은 탄탄한 기본 기를 바탕으로 타점부문=2위(36점)와 최다안타 5위에 올라 있어 삼성으로서는 보배 같은 존재다.
현재 방위복무중인 양은 대구경기에만 출장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휴가를 얻어야만 원정경기에 나설 수 있어 상대적으로 타격 및 홈런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이다.
양은 현재 삼성의 50게임 중 38게임에 출장했으며 홈런 8개를 모두 대구 구장에서 터뜨렸다.
양준혁의 이 같은 괴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우선 양의 타격자세는 국내타자들에게는 생소한 오픈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오픈 스탠스는 주로 힘이 뛰어난 미 프로야구 선수들이 취하는 자세로 파워가 부족한 동양 선수들은 힘을 한꺼번에 모을 수 있는「일자」스탠스, 즉 스퀘어 스탠스와 크로스 스탠스 자세를 취하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타격자세만 보더라도 양은 대단한 파워를 소유한 타자임을 알 수 있다.
1m88㎝·85㎏의 체격에서 뿜어 나오는 힘이 뛰어난 양은 큰 체격에 어울리지 않게 구부정한 자세로 투수를 노려보고 있다.
양의 이 같은 자세는 선구 력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스트라이크존을 작게 만들고 있는 컷이며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양준혁의 강점은 폭발적인 힘을 한꺼번에 쏟아 내는 강한 손목에 있다.
그러나 양준혁 에게도 약점은 있다.
특히 해태 김정수 등 왼손투수에게는 약하다. 최근 이 같은 약점을 간파한 팀들이 양의 타석에 왼손투수를 원 포인트 릴리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양은 프로 데뷔 40게임도 채 되지 않아 고참투수들의 경원대상이 될 정도로 커 버렸다.
【대구=장 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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