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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국제가전전시회] 가전+IT '디지털 르네상스'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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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8∼11일(현지 시간) 나흘 동안 열린 ‘2004 국제가전전시회(CES 2004)’의 화두는 점점 가속화하고 있는 가전과 정보기술(IT)의 융복합화였다.

이 행사를 주최한 미국가전협회(CEA)는 올해 미국내 디지털가전 판매액이 지난해 보다 4.8% 성장한 1천10억달러로 사상 처음 1천억달러의 벽을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IT산업의 그늘에 가려 ‘한물 간 산업’ 정도로 여겨지던 가전이 IT라는 날개를 달고 ‘제2의 르네상스’를 예고한 것이다.

가전과 IT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새로운 산업 영역을 만들어내고, 이같은 흐름이 가전 산업의 활로가 되고 있었다.순수 IT전시회인 가을철 컴덱스에 5백여업체가 참가한데 비해 이번 CES에는 2천3백여업체가 참가해 사상 최대의 성황을 이룬 것도 이제 디지털가전이 대세라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합하고 더하고 잇는다=가전.통신.방송 등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엮여져 새로운 부가가치 제품을 낳는 '디지털 컨버전스(융복합화)' 흐름은 이번 전시회에서도 뚜렷했다.

삼성전자의 2세대 듀오캠은 68만 화소의 디지털캠코더와 4백13만 화소의 디지털 카메라를 동시에 내장한 제품. 지난해 발표된 1세대와는 달리 렌즈를 회전시키지 않고도 기능 전환이 가능해 한층 편리해졌다.

삼성은 동영상 재생에다 팔에 차면 심장박동수와 칼로리 소비량을 계산해주는 mp3 플레이어도 선보였다. LG전자는 60인치 LCD프로젝션 TV에 하드디스크로 HD급 영상을 저장하는 장치를 결합시켜 언제든 선명한 방송을 다시 볼 수 있게 한 제품을 내놓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델.휼렛패커드(HP) 등 IT업체의 가전시장 참여도 활발했다. MS는 TV용 OS인 '미디어센터 익스텐더'를 공개하며,PC용 OS에서 가전용 OS 시장으로 옮겨갈 것을 선언했다. 미디어센터 익스텐더는 윈도 미디어센터 PC에 저장된 동영상.사진.음악 등 파일과 생방송.녹화된 TV 프로그램 등을 최대 5대의 TV에서 원격접근할 수 있고 이동 중에도 사용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반도체업체인 인텔도 디지털 TV시장을 겨냥해 디지털TV용 핵심칩을 새로 선보였다. 또 PC회사인 델과 HP, 휴대전화 제조업체 모토로라, 프린터 업체인 엡손도 LCD TV 혹은 프로젝션TV를 새로 내놓았다.

◇디지털가전의 핵, TV=이번 전시회에서 디지털 TV는 디지털가전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디지털TV는 PC.DVD 등 다양한 정보기기와 호환되며 향후 홈시어터.홈네트워크의 핵심서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DM) 총괄 최지성 부사장은 "PDP.LCD.프로젝션TV 등 평판TV 시장의 세계시장 규모는 2002년 60억달러에서 2010년이면 6백11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 디지털TV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의 대형화 바람은 한국 업체들이 단연 선두주자였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크기의 80인치 PDP(플라즈마) TV와 57인치 LCD(액정) TV를 선보였다. LG전자는 76인치 PDP TV 및 55인치 LCD TV와 함께 세계 최고의 밝기와 명암비를 자랑하는 K/K PDP TV를 선보였다. 소니는 TV에 '모바일'과 '소형화'를 접목하며 반격에 나섰다. 소니의 12.1인치 LCD 이동형 무선 TV는 반경 30m 거리 안에서 자유롭게 들고다니며 볼 수 있다.

◇자신감 붙은 국내업체=전시회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안팎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광고.안내판 등이 가장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를 위해 모두 1천만달러를 들였으며, LG전자도 이에 못지않은 경비를 쏟아부었다. LG전자 CTO(기술담당) 백우현 사장은 "CES는 지난해부터 한국이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삼성전자는 7백64평의 초대형 전시관과 2백2평의 통신관을 설치해 디지털 TV와 휴대전화 관련 신기술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2백50평의 부스를 설치하고 5백여점의 첨단 제품을 전시한 LG전자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현재 미국 내 브랜드로 쓰고 있는 제니스 대신 LG 브랜드를 사용할 계획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미주 지역 신규 CI 선포와 함께 2백40여평의 대형 부스에서 무선 홈 미디어 서버, HDD리코더, 디지털 복합기기 등을 전시했다. 아남전자.휴맥스.이레전자.디지탈디바이스 등 국내 중소기업들도 평판 TV를 대거 출시해 한국의 기술력을 과시했다.

라스베이거스=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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