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D - 365 (中) 중국은 지금 리모델링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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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확장공사를 해 온 베이징 서우두 공항의 제3터미널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한 이 터미널은 면적이 98만6000㎡로 제1터미널(7만8000㎡)과 제2터미널(32만6500㎡)을 합친 면적의 두 배 이상이다. 11월 완공 예정인 제3터미널은 베이징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과 함께 신축.건설 중인 모든 건물을 대상으로 영국의 더 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건축물에 선정됐다. 사진 왼쪽은 터미널이고 오른쪽 둥근 부분이 교통센터다. [베이징=김경빈 기자]

2001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이후 중국, 특히 베이징(北京)은 망치 소리가 끊일 날 없다. 대대적인 토목.건축공사가 진행 중인 것이다. 스포츠 관련 시설에만 국한되지 않고 도시 인프라와 사회간접자본(SOC), 문화시설까지 모두 망라한 공사다. 내년까지 90여 개 대형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올림픽 경기장 시설 외에 교통.통신.상하수도.환경위생 등에 2250억 위안(약 27조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진시황은 만리장성을 쌓았고, 수(隋)왕조는 대운하를 건설했다. 실용적인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론 국력을 과시하는 대토목공사가 됐다. 지금의 중국 정부도 자신의 부흥을 상징할 만한 기념비적인 건축물들을 세워 올리는 데 돈을 쏟아붓고 있다. 봉건왕조 시대의 토목공사는 1회에 그치는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지금의 공사는 동시다발적이면서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5000년 중국 역사에 기록될 만한 '건설 붐'이다.

한 중국 문화 분석가는 "중국 정부와 중국 사람들은 올림픽을 계기로 달라질 자신들의 위상을 전 세계에 과시하고 싶어한다"며 "그 밑바탕에는 세계 최대, 세계 최고, 세계 최초를 강조하는 '대국 신드롬'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대형 경기장 속속 완공=지난달 2일 신축 중이던 베이징대 실내 체육관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대학 관계자뿐 아니라 올림픽 조직위원회에도 비상이 걸렸다.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매머드급 실내 체육관은 8월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다행히 체육관 건물의 보온 단열재만 피해를 보았고 건물의 구조적 안전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조직위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올림픽 관련 경기장 공사는 대부분 막바지에 이르렀으며 건축 속도가 빠른 건물들은 속속 준공검사를 받고 있다. 베이징 사격장과 근교의 순이(順義)올림픽 수상 경기장은 지난달 28일 가장 먼저 완공됐다.

29억 위안을 들인 25만6000㎡ 규모의 주 경기장은 내년 2월 말께 완공될 예정이다. 홍콩.마카오.대만의 교포들이 성금을 포함, 10억 위안을 투입해 건립하는 국가수영센터도 외부 공사는 거의 끝난 상태다.

올림픽조직위원회는 베이징대.베이징 공업대.베이징 과기대 등에 올림픽 경기 시설을 만들어 대회가 끝난 뒤에도 놀리지 않고 학생과 시민을 위한 체육시설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항공.철도 교통 인프라 혁신=중국 정부는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베이징시를 명실상부한 국제 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해 인프라 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의 제3 터미널 신축사업은 완공을 앞두고 있다. 중국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과 장비를 동원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270억 위안을 투자해 2004년 3월 착공한 이 터미널은 시운전을 마쳤고 연말께 준공할 예정이다. 이 터미널은 면적이 98만6000㎡로 제1 터미널(7만8000㎡)과 제2 터미널(32만6500㎡)을 합친 면적의 두 배 이상이다. 여객 처리 능력과 화물 운송 능력은 각각 연간 7600만 명, 180만t으로 배가돼 동북아 최대의 물류 허브로 거듭나게 된다.

공항과 베이징 도심을 연결하는 경전철은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이 철도 공사가 마무리되면 40분가량 걸리던 공항에서 시내까지 이동 시간이 10여 분대로 줄어든다. 올림픽 주경기장과 시내 중심인 둥단(東單) 지역을 직접 연결하는 지하철 5호선도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베이징 남역(南驛) 신청사가 완공되면 베이징 서역에 집중된 철도 노선을 분산하는 효과를 얻는다. 베이징과 톈진(天津)을 연결하는 중국 최초의 고속철도 건설 공사도 진행 중이다.

◆도시 문화 공간 재구축=베이징 천안문 광장의 서쪽, 인민대회당 옆에는 거대한 돔형의 우주선이 내려 앉은 것 같은 외형을 한 건축물이 버티고 서 있다. 건축 연면적만 14만9520㎡인 중국 국가대극원(大劇院)이다. 대극원은 올림픽을 계기로 '문화 대국'으로 우뚝 서려는 중국이 세계에 자랑하기 위해 6년간 30억 위안을 투자해 지은 건축물이다.

베이징의 얼굴에 해당하는 천안문 광장 남측의 첸먼(前門)지역 30만㎡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도심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한국인 건축가 승효상씨가 마스터플랜을 짠 이 사업이 올림픽 개막식 전에 끝나면 첸먼 일대는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베이징 최대의 문화 거리로 거듭날 전망이다.

<특별취재팀> 베이징=진세근.장세정 특파원, 이경란 일간스포츠 기자/서울=유상철.유광종 기자 <zhang@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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