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일자리 먼저" 정동영 "교육 최우선" 이해찬 "한반도 평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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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토너먼트 게임이라고 본다면 한나라당은 결승에 나설 후보를 가리기 위한 준결승전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반해 범여권은 아직 대진표도 불분명한 16강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도토리 키 재기' 속에서도 손학규-정동영-이해찬, 3인의 '손.정.이' 대결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 세 명은 총리 또는 장관을 지냈다는 공통 이력을 지녔다. 그러나 관료 사회에 대한 시각 차는 컸다.

'대통령으로서 내각을 구성할 때 관료 출신을 얼마나 등용할지'를 묻자 김영삼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손 후보는 안보.국방 분야에는 20%를 할당하겠다고 답했다.

정 후보는 이 분야에 40%라고 적었다. 정 후보는 일반행정 분야에서도 40%만 관료 출신으로 채우겠다고 했다. 총리를 지낸 이 후보는 안보.국방, 일반행정 분야에 70%씩을 배정했다. 관료에 대한 신뢰가 큰 편이었다.

국회.관료.시민단체.언론.보좌진.정책자문집단 등 6개 파트너를 제시한 뒤 국정을 운영할 때 누구에게 얼마나 의존할지를 물었다.

손 후보는 국회에 40%, 관료에 20%를 의존하고 나머지는 각 10%라고 답했다. 의회 중심의 국정운영 유형인 셈이다.

이 후보도 국회와 관료가 중요하다고 봤지만 그 비율을 30%씩이라고 답해 의회 못지않게 관료 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국회.언론.보좌관에 20%씩 고루 의존하겠다고 한 대신 관료와 정책자문집단에는 15%, 시민단체에는 10%의 비중을 뒀다.

▶부동산.주택 정책 ▶교육 문제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성사시키기 위해 어떤 요소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를 파악한 결과에서도 세 후보의 관점은 차이를 보였다.

정 후보는 대통령의 의지(30%)를, 이 후보는 국민의 지지(30 ~ 50%)를 우선하는 경향을 보였다.

손 후보는 대통령의 의지와 국민의 지지, 국회의 협조가 같은 비율(각 25%)로 중요하다고 답했다.

재임 중 가장 중요한 국내 현안을 꼽아 보라고 하자 손 후보는 '일자리 창출'을, 정 후보는 '교육 강국 만들기'를, 이 후보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완성'을 들었다.

대선 과정에서 자신이 차별화하고자 하는 관심사가 이 답변 속에 녹아 있었다.

이명박 후보보다 자신이 더 경제 대통령감이라고 강조하는 손 후보는 경제 이슈인 일자리를 강조했다. 북한을 방문하고 남북 정상회담을 주장해 온 이 후보는 평화체제를 앞세웠다. 정 후보는 기회 있을 때마다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해 왔다.

어떤 국가 형태를 추구할 것이냐는 질문에 손 후보는 "글로벌 시대의 지식기반 산업을 통해 민생을 행복하게 하는 '글로벌 선진 국가론'"을 폈다. 이 후보는 "평화와 문화를 중심으로 국민의 행복을 증진하는 '평화문화 강국론'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평화 증진과 경제 번영이 선순환하는 '한반도 평화경제 강국론'"이라고 답해 두 후보의 중간쯤에 섰다.

정부 부처 규모와 공무원 수와 관련해선 손 후보의 '작은 정부론'이 정.이 후보와 충돌하는 모습이었다.

손 후보는 부처와 공무원의 수를 "현재보다 축소해야 한다"고 한 반면 정 후보는 부처 규모는 줄이되 공무원은 현재 규모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는 늘리고 일반 행정직은 복지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자질평가팀>

◆대선후보 평가 교수단=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 김은미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인철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김하석 서울대 화학과 교수, 김학수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학장, 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 신유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우정은 미국 미시간대 정치학과 교수, 이기수 고려대 법대 교수, 정하용 경희대 국제학부 교수,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이상 가나다 순)

◆중앙일보 취재팀=정치부문 박승희.김성탁 기자, 이신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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