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합동연설회서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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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2.

8.19 한나라당 경선까지 남은 날이 하루하루 줄어들면서 이명박.박근혜 후보 간 경쟁과 갈등도 가팔라지고 있다.

6일 두 후보는 창원에서 열린 경남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다시 부딪쳤다.

이 후보는 '본선 압승 후보론'을, 박 후보는 '본선 검증 쓰나미론'을 주장했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 역사상 처음으로 영남과 수도권, 심지어 호남에서도 압도적 지지를 받는 나를 노무현 정권이 국정원까지 동원해 죽이려 한다"며 "본선에서 (나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할 나를 뽑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6개월간 '어머니가 일본 여자다' '횟가루를 먹고 병역 면제를 받았다'는 등의 얘기를 퍼뜨렸는데 모두 거짓말"이라며 "배후 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를 겨냥해 "저는 제주도 (합동연설회)부터 오늘까지 단 한 번도 다른 후보를 공격하지 않았다"며 "그건 제가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명박의 사전엔 음해라는 게 없다"며 "헐뜯는 정치, 남을 끌어내리는 정치는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우리 후보가 결정되면 장장 120일간의 엄청난 '검증의 쓰나미'가 몰아닥칠 것"이라며 "아무리 깊이 감춰둔 것도 다 드러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세금.위장전입까지 모든 것이 의혹이라고 몰아붙이면 과연 견딜 수 있겠느냐"며 "한나라당은 위장전입한 총리 후보를 두 명이나 낙마시켰는데 (범여권이) 한나라당 후보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따지면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박 후보는 또 "(우리가) 왜 그렇게 싸우느냐고 걱정하는데 싸우는 게 아니다"며 "돈을 주고 음해하라고 조직적으로 시키는 것과 다르다. 그건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깨끗한 후보, 떳떳한 후보, 후회 없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며 "(나는) 이 정권을 상대로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로 "후보직 사퇴해야"=양 캠프의 상호 비난전은 절정에 달한 듯했다. 서로 "(대통령)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위법행위를 했다"고 비난했다. 후보직 사퇴까지 거론했다.

이 후보 캠프는 박 후보 측의 대학생 사조직 의혹을 이어갔다. 한반도 대운하를 비난하는 사조직에 박 후보 측이 돈을 대줬다는 주장인데 '대학생 금품 게이트'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장광근 캠프 대변인은 "박 후보 측이 대학생 의식 용역 조사였다고 해명했는데, 캠프의 대학생팀장인 박 후보의 청년보좌역에게 1000만원이란 거금을 왜 주느냐"고 박 후보 캠프에게 질의했다.

박 후보 측 김재원 대변인은 "터무니없는 음해공작"이라며 "우리 쪽에 '프락치'를 넣는 등 공작 냄새가 많이 난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 캠프는 이 후보 캠프의 정책팀 소속인 임현규씨가 박 후보 비방 기자회견에 도움을 줘 구속된 문제를 지적했다.

최경환 종합상황실장은 "이 후보 측이 국정원과 짜고 문건을 이용하고, 돈까지 써서 주변 사람을 떼밀어 기자회견을 하게 한 건 공작정치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창원=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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