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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컴퓨터와 우주선 시대에 읽는 神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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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고리타분한 옛날이야기로 치던 사람들에게 화성 탐사 로봇 스피릿이 촬영한 사진 한 장은 신화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우쳐 줬다. 화성에 수분과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을 알려주는 진흙 덩어리는 새로운 신화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인간 조건을 향해 나아가는 21세기에 우주 공간을 질주하는 지구별의 승객인 우리 모두는 신화 창조의 주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1904~87)이 평생 전파했던 신화의 가치는 바로 이 '지금'에 대해 시적(詩的)으로 조응하는 정신이었다. "달과 그 너머로 날아가면서 동시에 자기 내부로 날아가는"개인에게 신화는 가장 구체적인 사실이면서 꿈이고, 놀이이면서 환상이다. 캠벨은 신화를 신과 영웅의 시대로부터 컴퓨터와 우주선의 시대로 끌어와 화성에 갈 아이들을 위한 상상력의 힘으로 바꿔놓는다.

캠벨이 1958년부터 71년까지 미국 뉴욕에서 일반인을 위해 연 신화 강연을 간추린 이 책은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과 과학이 융성했던 시대 바람을 바탕에 깔고 있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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