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젖줄 한강 세계 명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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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서울시민의 최대 휴식공간인 한강이 자연조건이나 투입된 막대한 재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용가치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80년대 한강개발계획이후 대규모 휴식공원으로 모습을 드러낸 한강은 이제 각종 스포츠시설·수상레포츠시설이 늘어나고 유람선까지 뜨면서 본격적인 휴양지로 자리잡고 있다.
연간 한강시민공원을 찾는 사람만 1천5백만 명. 서울뿐 아니라 인천·경기 등 전국민의 나들이 명소로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한강의 기적을 알리는 건물들이 곳곳에 우뚝 선데다 고수부지와 다리·철교 등이 조화를 이뤄 강물 위에 어리는 경관도 매우 운치가 있다. 특히 체육시설과 주차장·간이매점·어린이놀이터·잔디광장·선착장 등 각종 시설도 갖추어져 있고 해질 무렵이나 밤이 으슥해졌을 때는 멋진 야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서울의 명물 한강은 관광상품 면에서 활용도가 아주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족·연인 등 가까운 사람들끼리 가벼운 마음으로 이용할 수 있는 나들이코스나 될 수 있을 뿐 날로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있는 상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파리의 센강, 런던의 템즈강, 부다페스트의 도나우강, 암스테르담의 운하 등 세계적인 명소들에 비해 관광수입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점이 잘 설명해 준다.
팔을 뻗으면 닿을 듯 폭좁은 수로에 불후의 명작과 명화가 나오고 명시와 명곡이 가슴을 울리는 서구의 강들에 비해 한강은 자연조건이 훨씬 좋지만 내놓을 만한 상품이나 눈을 끄는 이벤트 개발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강이 우리나라의 젖줄이자 깊은 역사를 간직한 문화유산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강변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과 아파트 숲 밖에는 볼 수 없다는 점을 몹시 안타깝게 생각한다.
외국관광객들에게 한강을 올바로 인식시키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도 전통성과 국제성을 두루 갖춘 각종 이벤트와 먹거리·볼거리가 필요하고 스노클링·스킨스쿠버 등 선상레포츠가 있어야 한다는 것. 선뜻 꼽을 만한 한강크루즈 하나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현재 한강유람선은 탁트인 전망 속에 멋진 낭만거리가 되고 있다. 또 고수부지에는 각종 편의시설도 갖추어졌다. 하지만 환경오염 우려 때문에 선상뷔페 등 먹거리와 다양한 이벤트개발이 제한되고 있다. 유럽은 차치하고 홍콩·싱가포르·방콕·발리 등 동남아의 관광명소들이 뷔페가 곁들여진 크루즈와 선상이벤트를 개발,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관광전문가들은 환경오염을 예방하면서 한강을 관광명소로 가꾸는 일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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