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주택 싸고 89억 횡령·수뢰/인천 폐광부지 만6천평 매입 관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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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회사대표·인천노총의장 등 구속
【인천=김정배기자】 인천지검 박문호검사는 17일 주택조합아파트건설 추진과정에서 조합원 등 1천2백여명으로부터 받은 부지매입비 등 76억5천여만원을 횡령하고 주택조합부지를 마음대로 처분한 혐의(횡령 등)로 삼우주택대표 백진우씨(41·서울 방배동) 등 4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또 주택조합부지 매각과정에서 백씨 등으로부터 11억6천8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영풍산업(주) 회장 장철진씨(55·서울 논현동 35)와 8천2백여만원을 받은 한국노총 인천본부의장 이병오씨(52·인천시 용현동 삼익아파트 2동)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백씨는 90년 12월 이 의장 등이 노총주택조합 아파트 건립추진과정에서 인천시 만수동 32일대 영풍광업 소유의 폐광부지(1만6천5백평)를 아파트부지로 매입할 수 있도록 알선해 줄 것을 요청하자 자신이 부지매입·아파트건립을 책임지겠다며 노총인천본부 등 5개주택조합으로부터 부지매입비 등 2백45억여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백씨는 이 가운데 72억여원을 자신의 채무변제 및 개인땅 매입에 유용했으며 영풍산업과는 2백46억원에 부지매매 계약을 체결했었다.
백씨는 영풍산업 장 회장이 땅을 팔지 않으려하자 현금 6억원과 8천8백만원짜리 스위스제 피아제 손목시계를 뇌물로 주었다는 것이다. 백씨와 함께 구속된 정용희씨(41·인천시 가좌2동 진주아파트 402동)는 백씨가 조합아파트건설의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삼우주택과는 별도로 설립한 극동산업개발이사로 근무하던 91년 12월부터 92년 9월사이 주택조합원 등이 납부한 아파트건설비용중 4억5천만원을 개인빚 변제 등에 사용한뒤 백씨의 횡령혐의 등이 드러나 말썽이 일자 92년 11월 불법으로 극동산업개발 대표로 취임,이 부지가운데 1만2천여평을 유일공영(대표 유문석·구속)에 팔고 5억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달아난 유일공영회장 유태성씨를 지명수배하고 주택조합아파트 심의과정 등에서 구속된 백·이씨 등이 인천시와 경찰 등에 상당액의 뇌물을 주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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