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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학교 살리기 운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한국·신동국, 우리 학교 우리가』
교수·직원·학생·동문이 똘똘 뭉쳐 벌여나가는 동국대「우리학교 가꾸기 운동」이 대학가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가 바로 주인」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만성적인 재정난을 근검절약·모금운동 등으로 극복하고 면학분위기를 조성, 99년까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캠퍼스로 가꾸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1차사업목표는「한가족 의식 가꾸기」로 대립·반목을 거듭해온 학교와 학생회가 동반자 관계를 지향하고 학교운영에 대한 동문 및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유도한다는 것.
이를 위해 학교측에서는 지난달 12일 교직원·재학생·동문·학부모와 계열 중·고교생까지 참여한「동국가족 교정 가꾸기」행사를 가졌고 앞으로도 등반대회·동국중흥한마당잔치 등 다양한 행사를 정기적으로 펼쳐나갈 예정이다.
학생회에서도 팔을 걷고 나서 학교주관 행사에 학생회가 적극 참여하는 것은 물론 도서관 살리기 운동, 벽보·게시판 자율정리, 주차장관리, 모금운동, 홍보 등 독자적으로 마련한 애교활동으로 분주하다. 3월초 등록금 협상이 타결된 이후 학내 문제를 이유로 시위가 전혀 없었다는 것도 특기할 점.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한 도서관 살리기 운동의 실천 항목들 가운데 특히 금연 운동은 시작한지 한달만에 1백%의 성과를 거두어 타 대학은 물론 사회 전반에까지 그 노하우가 확산될 조짐이다.
4월초 십자매 한쌍을 넣은 새장을 도서관 중앙로비에 걸어두고「당신의 담배 연기가 이 새를 죽일 수도 있습니다」라는 경고 팻말을 붙인 이후 도서관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사라졌다는 것.
이 아이디어를 기획한 최순호 총학생회장(25·국어교육4)은『학생회를 학교의 반대파로만 생각지 말아달라. 학교측과 고통을 분담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한다. 또 장운 교직원노조위원장(37)은『1백40명의 교직원들도 학교가 자립 기반을 갖출 때까지 과다한 요구를 자제키로 했다』고 전한다.
신뢰가 쌓여가면서 학교발전기금 1백억원 모금 운동도 점점 활기를 띠고 있다. 재작년부터 지금까지 9억원 어치가 발급된 학교채권 구입 신청률이 3월이 후 매월 5%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
학교측은 이 운동을 통합 조정키 위해 조만간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발전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켜▲교내 공간 및 인력 재배치▲세분된 연구소 재조정▲기관별 출판사업부 통폐합 등 예산절감 방안을 집중 연구케 할 계획이다.
민병천 총장은『과거 관치 시절과 달리 홀로서겠다는 의지와 계획을 갖지 못한 대학은 이제 퇴보할 수밖에 없다』며『이 운동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구성원간의 화합여부』라고 강조했다.<권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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