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예금 비중 줄어든다/「여유돈」 신탁으로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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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금리인하 영향… 4월말 잔액 73조7천억
규제금리 인하뒤 여유자금이 은행의 신탁쪽으로 몰리면서 저축성예금의 비중이 낮아지는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가계예금인 자유저축의 경우 두차례에 걸친 금리인하로 금리가 연 11%에서 9%로 낮아진 반면,노후생활연금신탁·가계금전신탁과 같은 실적부 배당상품은 은행의 신탁자산 운용실적에 따라 연 13∼14%로 시장 실세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의 여유자금은 금리가 높은 신탁상품쪽으로 쏠려 4월말 현재 전체 은행권의 신탁예금잔고가 58조9천억원으로 92년말에 비해 4개월사이 6조9천2백억원(13.3%)이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4월말 현재 은행권 전체수신중 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은 34.4%로 같은 기간중 4%포인트가 높아졌다. 저축성예금의 액수자체는 줄어들지는 않았으나 그 증가세는 현저히 둔화돼 4월말 현재 예금잔액은 73조7천억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4.2%의 증가에 그쳤으며,전체 예금중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은행들은 신탁자금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으며,연 11%로 낮아진 신탁대출로는 고객에게 높은 이자를 줄 수 없기 때문에 조성된 신탁자금 대부분을 회사채·공사채등 유가증권 투자쪽으로 운용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 대한 자금공급에 제약을 주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는 신탁대출의 창구지도금리(연 11%)를 초과해 거래기업과 이면계약,연 14.3∼15.3%의 고금리를 변칙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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