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시위' 이점순·윤미진 나란히 1·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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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궁사' 이점숙(31.인천시청)과 '태극 낭자' 윤미진(21.경희대)이 8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2004 서울 국제실내양궁대회에서 1, 2위를 휩쓸었다.

1m54㎝로 국내 여자선수 중 최단신인 이점숙은 윤미진과의 결승에서 첫번째 엔드를 29-30으로 뒤졌으나 둘째 엔드에서 59-59 동점을 만들더니 셋째 엔드에서는 88-87로 뒤집었다. 이어 마지막 네번째 엔드에서 3연속 10점을 쏘아 윤미진을 2점차(1백18-1백16)로 제쳤다.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 기대주인 윤미진은 우승을 놓쳤으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졌던 위안슈치(대만)를 8강전에서 1백16-1백10으로 눌러 설욕했다. 이어 준결승에서는 세계 3위 프란젤리아 프사라(그리스)를 1백17-1백16으로 꺾었다. 준우승 상금 3천달러를 받은 윤미진은 "2년 전 이 대회에서는 꼴찌를 했다. 좋은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군산여고 출신으로 양궁선수였던 남편 김철용씨와 네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는 '아줌마' 선수 이점숙은 지난해 전주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을 뿐 화려한 경력은 없는 선수였다.

그러나 준결승에서 세계 랭킹 2위이자 2002, 2003년 세계 실내양궁 챔피언인 나탈리아 발레바(이탈리아)를 1백17-1백16으로 꺾고, 결승에서도 세계 랭킹 1위인 윤미진을 제압해 한번도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던 설움을 씻었다.

우승 상금 5천달러를 챙긴 이점숙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다가올 대표 선발전을 통과해 꼭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 선발전은 아테네 올림픽 전까지 여섯 차례가 남아 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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