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내주부터/세무서 특감/국세청 긴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1차로 2∼3곳 20여명씩 집중 투입/비리관련제보 확보… 세정전면 조사
감사원이 내주부터 일선 세무서에 대한 「특별감사」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국세청은 새로운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국세청은 지금까지 한해에도 여러차례 감사원의 감사를 받아왔지만 「정기검사」의 틀을 벗어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특별감사」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의 경우 감사에 나서는 감사원의 분위기가 종전과는 사뭇 다르다는 「감」이 와닿고 있어 그렇찮아도 자체감사와 검찰의 비리 수사공세에 시달려온 세무공무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감사원이 「특별감사」를 직접 표방하고 세무부조리 전반에 대한 감찰을 선언하고 나선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최근 이회창감사원장이 내달까지 세정에 대한 감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국세청이 본격적인 사정태풍의 중심권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감사원은 이미 3월 하순부터 지난달말까지 9개 세무서에 대해 특정분야의 한 업무만을 중점적으로 보는 계통감사를 실시했고,지난 3일부터는 이번 주말까지 예정으로 본청에 대한 정기감사를 진행중이다. 그러나 정기감사란 글자 그대로 예정된 업무 스케줄에 따른 것이었고 사정 자체에 목적을 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계통감사는 특정업무를 지목해 일선행정의 실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지난번 9개 세무서에 대한 감사도 재산세 징수과정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세무공무원의 비리는 표적이 되지 않았다. 또 이번 본청에 대한 감사도 다분히 관행적이어서 불과 4명의 감사요원만 나와 주요 회계 장부를 들추는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10일께부터 시작될 특별감사는 지금까지와 양상이 완연히 다를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10여곳 세무서를 순차적으로 감사하되 1차로 서울지방세무서 2∼3곳을 골라 한곳마다 15∼20여명의 요원을 투입,소득세·부가가치세·재산세 등 세정전반의 부조리를 파헤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형식 자체야 새로운 것도 없지만 국세청은 과거의 두배가 넘는 요원이 집중 투입 된다는 시실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20여곳 세무서가 감사원의 일반감사를 받았지만 7∼8명만 나와 일부업무만 파악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감사원이 이미 엄청난 양의 비리 관련제보를 확보해 놓은데다 일선 세무부조리를 보는 청와대측의 시각이 어느때보다 강경한 것으로 알려져 이 정도 요원이 문제를 파헤치면 『적지 않은 세무공무원들이 다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감사대상이 될 세무서는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지만 역시 세수 규모가 큰 서울 강남일대 세무서가 중심이 될 것으로 국세청은 보고 있다.<이재훈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