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어 야구 "두부자 만세"|대통령배 출전 신일고 정주용·안재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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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나의 뒤를 이어 야구를 하겠다니 기특하기만 합니다.』
프로야구 출범이후 야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으면서 자연스레 야구를 가업으로 잇는 집안들이 나와 화제를 뿌리고 있다.
제27회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사 주최) 본선 진출팀중 하나인 신일고 투수 정주용(정주용·3년)과 내야수 안재석(안재석·1년)이 아버지의 대를 이어 대선수로 성장할 차세대 꿈나무.
대구상고·한양대를 거쳐 기업은행에서 우완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정군의 아버지 정기혁 (정기혁·42)씨는 『75년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투수로 출전해 우승, 대통령 훈장을 받은 날 주용이가 태어났다』며 야구로 이어진 부자간의 각별한 정을 말한다.
정씨는 대학 1학년때인 71년 대학야구사상 전무후무한 퍼펙트 게임을 기록, 한국 아마야구에 잊을수 없는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선수. 이제는 기업은행차장으로 근무하며 야구에 대한 못다 이룬 꿈을 아들에게 전승하고 있다.
『아버지의 가르침은 안방에서 이뤄집니다. 야구에 입문한 학생의 신분으로 기교보다 정신자세가 더 중요하다는 게 아버지의 생각입니다.』
대구야구협회 전무이사를 역임한 바 있는 고정원섭(정원섭·72 작고)씨의 손자이기도 한 정군은 야구에 관한한 「뼈대 있는 집안」의 장손답게 태도 역시 진중하다.
변화구 위주로 타자들을 요리했던 아버지와 달리정군은 1m80cm ·85kg의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나오는 시속 1백40km가 넘는 속구와 슬라이더가 장기.
같은 학교 후배인 안재석은 휘문고 안계장(안계장·47)감독의 둘째 아들.
안감독은 선린상고를 거쳐 고려대에서 유격수로 현역선수생활을 마감한 뒤 일찌감치 지도자의 길을 선택, 「우승 제조기」란 별명이 붙은 한국 고교야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72년부터 전남고·배재고·선린상고·휘문고 감독을 거치며 각종 고교대회를 휩쓸었고 해태 이순철(이순철), LG 김태원(김태원) 이병훈(이병훈) 송구홍(송구홍), 연세대 임선동(임선동)등 걸출한 스타를 길러냈다.,
이번 대회에서 아버지는 사력탑으로, 아들은 선수로 부자간 대결을 벌이게되자 정작 초조한 사람은 그라운드 밖에서 이를 지켜보는 안군의 어머니 윤취(윤취·45)씨.
윤씨는 『아들이 뛰는 신일고와 바깥분이 있는 휘문고가 초반전에 맞붙지 않게돼 다행』 이라며 『재석이가 3학년이 될 때까지 바깥분을 응원하겠다』며 웃는다. <강홍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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