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간 이명박 "내가 나가야만 정권교체 이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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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님! 대구 경제 좀 제발 살려주이소. 노점상 수십 년에 이렇게 어려운 건 처음입니더."(노점상 박종순씨)

"상인들이 기를 펴도록 하겠습니다. 경제 하나는 확실히 살리겠습니다."(이명박 후보)

25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이명박 후보는 시장에서 잡화를 파는 노점상 박씨(58)가 눈물을 펑펑 쏟으며 하소연하자 이렇게 약속했다. 중복(中伏)인 이날 대구는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치솟았다. 이 후보는 양복 상의를 벗어젖힌 채 와이셔츠 차림으로 곳곳을 누볐다. 전날 고향인 포항 방문에 이은 이틀째 대구.경북(TK)지역 공략이다. 이 후보는 대구시당과 네 곳의 국회의원 사무실을 찾아 당원들과 만났고, 그 사이사이엔 칠성시장과 서문시장을 들렀다.

TK는 그에게 상대적 열세 지역이다. 24일자 중앙일보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대의원 조사에서 그는 박근혜 후보와의 격차를 15.2%포인트로 벌이며 앞섰다. 하지만 TK에선 불과 3.5%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또 당원 조사에선 박 후보(60.8%)의 절반(28.3%) 수준 '성적표'를 받았다.

이 후보는 이날 핵심 대의원들과의 접촉에 치중했다. 어느 때보다 공세적이고 적극적이었다. 당원 간담회에서 그는 "어떻게든 이명박을 경선에서 떨어뜨리려 노무현 정권이 난리다. 솔직히 말해 내가 (본선에)나가야 정권 교체가 되는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 후보는 특히 "국회의원도, (서울)시장도 서울에서 하니까 내가 경상도 사람인 줄을 잘 몰라준다"며 "난 포항 출신의 경상도 토박이다. 아내도 대구 출신이고 어머니의 고향도 대구의 반야월"이라고 연고를 강조했다.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언급하며 그는 "다음 대통령 임기 중엔 대구가 항구(내항)가 된다. 대구의 자존심을 다시 살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 측을 겨냥해선 "경선엔 지켜야 할 도리와 한계가 있고, 한계를 벗어나면 해당 행위"라며 "자칫 '내가 안 될 바에야 너도 안 되는 게 낫다'는 정도까지 가면 낭패가 된다"고 말했다.

대구=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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