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대 빈번한 입출금 추적/경찰/5억이상 26차례 넣고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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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91년후 부정입학 모른다”/전산실장 진술/대학관계자 15명 소환조사
경원학원의 입시부정비리는 대학관계자들의 진술로 일부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으나 최근의 부정입학사례는 밝혀내지 못해 경찰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청수사2과는 12일 경원전문대 조종구교학처장(56)·전용식전산실장(42)으로부터 88년과 91년에 입시부정이 대학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있었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구체적인 증거확보작업을 펴고있다.
◇관계자 조사=조 교학처장은 11일오후 이틀째 철야조사에서 『91년도 신입생모집과정에서 학교차원의 조직적인 부정입학이 이루어졌었다』고 진술했으나 부정입학생의 규모나 자금규모·성적조작방법 등 구체적 부분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하고 있다.
전 전산실장도 경찰에서 『88년부터 성적조작을 통해 대규모의 입시부정이 계속됐었으나 재단이사장이 바뀐 뒤인 91년부터는 부정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고 혐의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경찰은 이에따라 입시부정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이 대학 음대 신수정·김영호교수,전문대 임기창·황운용교수를 소환해 비리관련여부를 집중추궁하고 있으나 이들 교수들은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1일 밤 조 처장·전 실장과 평소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확인된 전문대 임기창·황운용교수를 추가로 연행,조사했으나 이들 교수들은 『평소 학교발전을 위해 걱정하면서 사귀어왔을 뿐 부정입시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계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입시부정 실체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증거확보가 절대적이라고 보고 수험생의 답안지인 OMR카드와 성적이 조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학교측의 수험생성적사정자료인 마그네틱 릴 테이프의 비교작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또 지난 10일 경원학원 재단사무실에서 압수한 56개의 통장중 88년부터 5억원이상이 26차례 입·출금된 법인명의의 조흥은행통장을 찾아내 이 돈이 입시부정과 교수채용과정에서 학교로 입금된 것인지를 밝혀내기 위해 자금추적을 벌이는 한편 국세청과 합동으로 이 학교 회계장부 등에 대한 실사작업도 펴고 있다.
◇성적조사=경찰은 진정서에 나타난 이 대학 음대 피아노학과 안모양(19) 등 합격자 8명의 내신성적과 필기시험성적·합격석차 등을 비교분석한 결과 대상자 모두 석차순위가 내신성적과 부합되는 등 부정입학혐의는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전문대 합격자중 내신성적하위자(8,9등급) 39명을 발췌해 합격석차·필기시험성적 등을 대조했으나 성적위조 등 혐의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은 이 대학 입시부정을 폭로한 김영기씨(37·경원전문대교수)의 신병확보를 위해 김씨의 연고지에 수사관을 보내는 등 김씨의 소재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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