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아이 넷 낳고도 처녀 몸매 ⑨ 박묘행씨의 체형 바로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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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체 골격은 뼈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르지 못한 체형은 내부 장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의 주요 기관인 심장이나 폐, 그리고 위장과 대장 등은 갈비뼈라는 바구니에 담겨 보호되고, 갈비뼈는 농구대에 걸린 바스켓처럼 척추에 매달려 있다. 척추가 무너지면 내부 장기가 압박을 받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주부들 중엔 ‘피부가 눈에 띄게 나빠졌다’ ‘소화가 안 된다’ ‘아랫배가 묵직하고 변비가 있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소화기관에 문제가 있는 듯하지만 원인을 찾아 들어가면 체형이 바르지 못하고, 운동 부족 때문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 넷을 낳고 운동을 멀리했던 박묘행 체형운동사도 한때 소화기관의 기능이 떨어져 힘든 시절이 있었다. 살이 찌고, 체형이 망가지면서 변비로 고생한 것.
 소화기관을 위협하는 또 다른 원인은 화병과 같은 강도 높은 스트레스다. 위장과 대장은 감정을 보여주는 거울로 표현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은 실제 우리 몸의 반응이다. 기분이 나쁘거나 우울하면 소화가 되지 않고, 설사와 변비가 반복된다. 이른바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고생하는 것이다.

 “심할 때는 20일 동안 화장실을 못 간 적이 있어요. 변비약도 먹어봤지만 그때뿐이었지요. 시부모님을 모시며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심리적 부담이 중압감으로 작용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주저 앉을 수는 없었습니다. 운동 시작 이틀 후부터 신기할 정도로 배 속이 편해지는 걸 느꼈지요.” 피부가 좋아지고, 복부 팽만감과 복통, 여기저기 결리던 통증이 모두 없어지게 됐다는 것. “한마디로 막힌 하수도가 뚫리니 집안 전체가 깨끗해졌다고 할 수 있겠지요.”

 소화기관을 자극하려면 복부 마사지나 조깅 모두 효과는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체형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박 체형운동사의 설명. 배쪽의 복근과 등쪽의 기립근을 강화해 바른 자세를 만들고, 그로 인해 복강 안에 있는 장을 편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론 복부를 짜주는 것. 게을러진 위장관을 자극해 스스로 움직이도록 리드미컬하게 마사지한다.

 마음을 편히 갖는 것도 중요하다. 위장관에는 자율신경이 분포돼 조금만 긴장하거나 마음이 불편하면 기능이 뚝 떨어진다.

 “강도 높은 운동은 자율신경의 균형을 잡아줍니다. 긴장을 해소하고, 마음이 편해지면 자연히 소화기관의 기능도 좋아지게 마련이죠.”
 그는 주부 변비는 젊은 여성과는 원인도 다르고, 개선하는 방법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제 수업에 들어오는 주부 중엔 ‘운동을 하고 나서 화장실을 잘 간다’고 고마워하는 회원이 많아요. ‘기분도 좋고, 피부도 좋아졌다’는 거지요. 하루에 30분만 투자하세요. 모든 게 달라집니다.”

글=고종관 기자 <kojokw@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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