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00km 고속철 시대] 日 중간역 개발 나카무라市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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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도쿄(東京)와 왕복 1시간30분 단축'.

일본 동북부의 아오모리(靑森)현 하치노헤(八戶)가 자랑하는 기록이다. 왕복 7시간30분이던 이동시간이 2002년 12월 새 신칸센 개통에 따라 6시간으로 줄어들었다.

뭐가 대단하냐고 우습게 여기면 큰 오산이다. 도쿄와의 거리를 '겨우'1시간30분 줄임으로써 하치노헤가 거둔 경제 효과는 1년간 무려 1백82억엔(약2천억원)에 달한다.

인구 24만명의 소도시 하치노에의 나카무라 도시후미(中村壽文)시장과 e-메일 인터뷰를 통해 고속철이 지역 발전에 미친 영향을 알아봤다.

-지난 1년간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하치노헤를 오가는 사람이 늘었다는 점이다. 2002년보다 50%나 늘었다. 교외의 유명한 먹자골목은 관광객이 전년 대비 30% 늘어 3백만명, 매상은 20% 늘어 80억엔이다. 종전엔 거의 제로에 가깝던 시내 관광택시회사의 수익도 1천4백만엔으로 뛰었다. 수도에서의 이동거리가 줄어 하치노헤에 대규모 컨벤션센터를 유치할 수 있게 된 덕에 호텔에 묵는 사람도 15% 늘었다. 이에 따라 호텔과 맨션 건설 등 투자도 늘었다."

-개통 초기에는 부정적인 영향도 있었다고 하는데.

"초기에는 시민들의 소비 활동이 도쿄나 센다이(도호쿠 지방의 최대 도시)로 옮겨가는 빨대현상이 나타났다. 너도나도 신칸센을 타고 도쿄에서 쇼핑하고 문화생활을 즐기고 오는 식이었다. 또 지역 항공편은 하루 네 편에서 세 편으로 줄었다. 게다가 기업들은 하치노헤 지점을 인근 대도시로 통폐합하기도 했다."

-신칸센역 설치 이후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시의 노력은.

"온천처럼 이렇다 할 관광 명소가 없는 변두리 소도시인 하치노헤에 사람들이 오도록 하는 게 관건이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향토음식 개발이었다. 하치노헤 특산 라면 등 지역 음식을 적극 홍보했다."

-고속철 역이 들어설 한국의 지방도시에 당부할 말은.

"일단 역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그 지역에서 내세울 만한 특산물을 개발해야 한다. 또 인근 지역과의 연계 교통 네트워크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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