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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양港에 日 물류센터 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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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정부가 부산.광양항에 일본 기업의 물류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외국에서 수입한 제품을 부산.광양항을 거쳐 니가타(新潟) 등 일본 서해안 지역까지 옮기는데 드는 비용이 도쿄 등 일본 동해안의 물류센터를 거치는 것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물류부지를 무료로 빌려주고 법인세를 감면하는 등의 당근도 마련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도 물류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한국을 중간 물류센터로 이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양수산부는 메탈원(옛 미쓰비시).스미토모.미쓰이.이토추 등 일본 종합상사와 소니.엡슨 등 전자업체, 코메리 등 수입업체의 물류센터를 부산항과 광양항에 유치하기로 하고 오는 5월 일본에서 투자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메탈원.이토추.엡슨 등은 이미 내부적으로 한국 항만의 배후단지에 물류센터를 두었을 때 물류비용 절감 효과에 대한 분석을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해양부는 일본 기업에 대해 한국에 물류센터를 두는 것이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중점 부각할 계획이다. 프랑스에서 와인을 수입해 일본 도쿄의 물류센터를 거쳐 니가타 등으로 나르는 비용은 40피트 컨테이너 하나당 1백26만엔인 반면, 부산.광양항을 경유해 일본 서해안으로 운송하면 70% 수준인 88만엔으로 뚝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물류센터에서 조립.가공을 하면 물류비용의 절감 효과는 더욱 커진다. 의류를 중국 상하이(上海)항에서 수입해 도쿄 물류센터에서 재가공한 후 니가타까지 옮기는 비용은 컨테이너당 2백11만엔이 드는 반면, 부산.광양항 물류부지의 제조공장을 거쳐 이송할 경우 91만엔으로 43%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일본기업 물류센터 유치의 경제적 효과는 만만치 않다. 20피트 컨테이너 하나를 환적화물로 유치할 경우 부가가치가 12만원에 불과하지만, 물류단지에 들어오면 38만원가량의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양부는 일본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부산.광양항 물류단지를 최장 50년까지 무료로 임대해 주고, 5백만달러 이상 투자하면 법인세 또는 소득세를 7년간 전액 면제한 후 다시 3년간 50%를 감면해 주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일본의 대표적 물류 컨설팅업체인 J&K 로지스틱스의 하라 미즈호(原瑞穗)사장은 "일본 기업들은 구조적으로 물류비가 상승하는 한계에 봉착해 있다"며 "부산.광양항이 값싼 임대료와 숙련된 노동력, 선진 물류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면 일본 기업들을 대거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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