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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자동차 대회, 이번에는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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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제 ''1회 DARPA 무인자동차'' 대회에서 한 무인자동차가 출발하고 있다.

美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국(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이 주최하는 '제3회 무인자동차 경주대회(The DARPA Urban Challenge)'가 11월3일 열린다. 이번 대회는 사막에서 열렸던 지난 대회와는 달리 도심 한복판에서 열려 더욱 정교한 인공지능 무인 자동차 운전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참가하는 대학팀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지난 대회 우승팀인 스탠포드대를 비롯해 프린스턴대 자동차 공학팀, 인공지능 전문학부를 갖춘 MIT, UC 버클리대, 조지아 테크, 카네기 멜론대도 가세해 그 어느해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미국 최고 명문대학을 포함한 53개 팀이 자존심을 걸고 인공지능 무인자동차 기술 경연에 참가하는 것이다. 우승상금도 엄청나다. 1등 200만 달러(약18억4000만원), 2등 100만 달러, 3등 50만 달러.

9일 공개한 프린스턴대학의 출전차량을 보면, 포드자동차의 SUV를 개조한 것으로 GPS는 기본이고 차량 전후 좌우에 충돌방지 센서가 부착돼 있으며 전방은 물론 360도를 볼수 있는 카메라도 설치돼 있다. 2005년 대회 우승으로 상금 200만 달러를 획득한 스탠포드대학팀은 올해 폭스바겐 파사트를 개조한 '주니어'를 대회에 출전시킬 예정이다. 스탠포드대 팀은 "파사트는 소형자동차로 시내주행이 용이하고 해치백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기 편리해 이 차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도심에서 경주가 열리기 때문에 대회에 출전하는 무인자동차는 경쟁차량이나 일반차량과 충돌을 피하는데 각별히 주의해야 하며, 충돌방지 초정밀 센서는 필수적이다. 또 대회규정상 경기가 열리는 지역의 도로교통법을 준수해야 한다. 교통신호를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차선도 지켜야 한다. GPS와 전후좌우를 주시할 수 있는 카메라는 물론, 각종 센서가 보내는 데이터를 빠른 시간안에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가 필요하다. 참가팀들이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자동차는 스스로 도심 한복판을 가로질러 결승점까지 96km를 6시간 안에 통과해야 한다. 경기가 열리는 도시는 다음달 9일 발표된다. 경기코스는 24시간 전에 알려 준다. 참가자들이 미리 출전 차량에 드라이빙 프로그래밍을 입력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DARPA의 무인자동차대회는 2004년 3월 13일 '그랜드 챌린지(Grand Challenge)' 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됐다. 첫 대회 코스는 캘리포니아주 바스토에서 모하비 사막을 가로질러 네바다주 프림에 이르는 227.2km 구간이었다. 1회대회에는 결승점을 통과한 차량이 한 대도 없었다. 2005년 10월 열린 제2회 대회에서는 스탠포드대학의 무인자동차 '스탠리(Stanley)'가 212.4km 의 사막 오프로드 구간을 6시간53분58초로 달려 우승했다. 무인자동차 기술이 급속도로 향상되면서 올해는 도심에서 경기가 열려 무인자동차 매니아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대회는 원래 DARPA가 군사 작전에서 무인로봇차량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의 하나로 기획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 대회 우승팀인 스탠포드대학 팀처럼 일반 소비자용 자동차에 인공지능 자동장치를 적용하는데 중점을 두는 팀들도 많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자동차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면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참가 자격은 전세계 고등학교 이상의 팀이면 어떤 팀이든 가능하다. 단 팀원 중에 미국 시민권자가 1명 이상 있어야 한다. 경기 도중 위험이 따르는 만큼 예선을 거친다. 대회 주최측에 차량의 기본 정보와 5분 분량의 주행 비디오를 보내면 심사 후 주행테스트 참가자격을 준다. 1차 예선을 통과한 팀은 캘리포니아의 고속도로에서 예선전을 치러 본선 진출팀을 가린다.

대회규정도 엄격하다. 출전차량은 반드시 GPS와 센서를 이용해 전자동으로 움직여하 함은 물론 캘리포니아 도로교통법을 준수해야 한다. 다른 차량이나 오토바이·자전거 등과 충돌해서도 안된다. 악천후로 GPS 수신에 장애가 있어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멈춰서서 생각(컴퓨터 연산)하는 시간은 10초만 허용된다. 상황에 따라 주차하거나 유턴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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