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검사 3총사」탄생/연수원 동기서 3명이나 지원은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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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남성검사들의 고충 같이 견딜 자신/특수·공안 등 힘든분야도 하고싶어”
「여검사 3총사」가 새로 탄생,검찰내의 우먼파워(?)가 강화될 전망이다.
사법시험 32회에 합격,지난달 사법연수원 22기 과정을 수료한 11명의 예비 여성법조인중 3명이 검사직을 지원,금명간 신규발령을 받게돼 현재 3명인 여검사의 숫자가 갑절로 늘어나게 된 것.
주인공들은 박계현(28·고대법대) 김진숙(28·연대법대) 이영주(26·서울대법대)씨.
이들은 모두 사법연수원 졸업성적이 중위권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데다 사명감 또한 투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검사임용과 동시에 한몫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는게 선배법조인들의 기대다.
시험공부를 하면서 가졌던 검사직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4개월간의 검사직무대리(시보) 생활을 거치는중 평생신념으로 굳어졌다는 이들은 한결같이 『여자가 검사직을 지망한다는 이유로 화제가 되는 현실이 문제가 아니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박계현씨는 『통념상 검사직은 여자에게 잘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업무과정에서 많은 자료를 수집·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여자의 섬세함과 치밀함이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걸핏하면 밤을 꼬박 새워야 하는 격무에다 괄괄한 수사관·경찰을 지휘하면서 강력·형사범과 씨름해야 하는 검찰관직은 이들이 헤쳐나가야 할 앞길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갖게한다.
이에 대해 김진숙씨는 『그런 어려움들은 여자이기 때문에 특별히 겪는게 아니라 검사로서 누구나 부닥치는 것 들』이라며 『지방전출 등 검사로서 거쳐야 되는 모든 과정을 견뎌낼 각오가 돼있으며 여성·소년사건 등을 전담하기 보다는 능력이 된다면 특수·공안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싶다』는 당찬 의욕을 펴보였다.
현재 현직에 있는 여검사는 조희진(30·사시29회·수원지검) 최윤희(29·사시30회·미 연수중) 이옥(28·사시31회·서울지검 북부지청)씨 등 3명.
이에 앞서 82년 서울지검 형사부 검사로 임용된 조배숙씨(37·사시22회·서울민사지법) 등 2명이 검찰에 몸담았다 『검찰업무가 적성에 맞지않는다』며 판사로 전관해 검찰조직에서 여성의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법조계에서는 시대상황의 변화에 발맞춘 여성법조인의 검사직 진출 증가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이들이 권위주의적이고 경직된 검찰의 「거듭나기」에 톡톡히 일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정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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