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일가족 3명 피살/세입자 방에서 범행흉기 나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잠적 20대 세입자 추적
대낮에 60대 가장을 비롯한 일가족 3명이 엽기적으로 살해된채 발견됐다.
16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 석관2동 지양열씨(60·무직) 집 안방 다락에서 지씨가 전깃줄에 손발이 묶이고 테이프로 입이 봉해진채 목졸려 숨져있는 것을 지씨의 조카사위 송화섭씨(45·보석상·서울 수유5동)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송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지씨의 집안을 수객하던중 이 집에 세들어 사는 박모씨(27·무직) 방 장롱에서 지씨의 부인 우정분씨(46),송씨의 부인 김남순씨(42)도 하의가 벗겨지고 머리를 둔기로 맞아 피투성이가 돼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현장을 처음 목격한 송씨는 『전날 오후 1시쯤 아내가 외삼촌을 뵈러 간다고 집을 나선뒤 돌아오지 않아 지씨 집을 찾아갔으나 인기척이 없어 담넘어 들어가 안방 다락을 열어보니 지씨가 엎드린채 숨져있었다』고 말했다. 송씨는 또 이에 앞서 이날 오전 2시30분쯤에도 지씨 집을 찾아갔으나 세들어 사는 박씨가 문을 열어주고 자기방으로 들어갔으며 지씨의 딸(27·회사원)만이 건넌방에서 자고있어 그냥 돌아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외부침입 흔적이 없고 박씨의 방 장롱과 쓰레기통에서 우씨와 김씨의 시체와 범행에 사용된 각목·테이프·망치가 발견됐으며 ▲사건직후 자취를 감춘 박씨가 81년 10월 강간치상죄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만기출소한 전력이 있는 점 ▲박씨가 11월 이후 한번도 집세를 내지않아 집주인 지씨와 불화를 빚어왔다는 주변의 말 등으로 미뤄 박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연고지에 형사대를 보내 뒤를 쫓고있다.
숨진 지씨는 66년부터 안기부 전신인 중앙정보부 운전기사로 일하다 81년 1월 퇴직,개인택시를 몰다 89년 그만두고 퇴직금으로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