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700㎞에 도전하면서부터는 기존의 자동차 엔진 형태와는 다른 새로운 수퍼 파워가 필요했다. 이를 해결해 준 것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 나타난 비행기 제트엔진이었다. 도전하는 차량들은 제트엔진과 더불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양을 제트 전투기와 로켓형으로 변형했다. 차체 역시 알루미늄과 고강도 플라스틱 등 가벼우면서 강한 소재로 만들었다. 1965년 미국의 속도광 크레이그 브리드로브는 2만4000마력짜리 제트엔진을 단 로켓형 차를 만들어 보네빌의 마른 호수바닥에서 최고 시속 966.57㎞를 기록했다. 육상 최고 속도를 수립한 제트엔진 자동차였다.
70년 10월 미국의 게리 가벨리치는 3만5200마력의 로켓엔진을 얹은 ‘불루 프램’으로 보네빌에서 1001.667㎞를 기록해 시속 1000㎞를 돌파했다. 79년 10월에는 미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일급 스턴트맨 스턴 바레트가 5만6000마력의 로켓엔진과 미사일 두 기를 단 ‘버드와이저(사진)’로 인근 공군 활주로에서 시속 1279㎞를 달렸다. 음속(시속 1224㎞)을 돌파한 마하 1.045였던 것. 하지만 편도 기록이라 공인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면 지상을 달린 자동차 중에서 최고 속도 공인 기록은 누구의 것일까. 영국인 리처드 노블이 2만7200마력의 제트엔진을 얹은 트러스트 2호다. 83년 미 네바다에서 기록한 시속 1019.7㎞다. 84년부터 영국 도로교통박물관에 보존돼 온 이 차의 공인 기록을 깨기 위해 영국의 트러스트사와 리처드 노블은 96년에 트러스트 SSC(Supersonic Car)라는 10만 마력짜리 터빈 엔진을 양 옆구리에 단 자동차를 개발했다. 영국 공군 활주로의 테스트에서 최고 시속 1368㎞를 올려 음속을 돌파하는 마하 1.1을 기록했다. 이것 역시 편도 기록이어서 공인받지 못했다. 공인 기록에의 도전은 장소가 마련되는 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음속 돌파 공인 자동차 제1호 탄생이 멀지 않았다.
전영선 한국자동차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