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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동씨 소환조사/이택돈·이택희씨에 자금제공집중추궁/「용팔이」사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통일민주당 창당방해사건(일명 용팔이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남부지청 특수부는 이 사건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드러난 전 안기부장 장세동씨(57)가 8일 오후 출두함에 따라 장씨를 상대로 이 사건개입 경위를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장씨가 86년말부터 이택돈·이택희 전 의원과 지속적으로 만나 매번 수백만∼수천만원의 자금을 제공하며 야당에 대한 정치공작을 해온 경위와 구체적인 용팔이사건 지시여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86년초부터 이택돈 전 의원을 궁정동 안가에서 꾸준히 접촉해왔으며 만날 때마다 상당액의 회유자금을 직접 건네준 것으로 파악됐다.
장씨는 그후 개헌·호헌여부를 놓고 당시 신민당 내분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86년말 이택돈씨를 통해 이택희 전 의원을 소개받았으며 창당방해사건이 일어난 87년 4월 이후까지도 두 전 의원을 만나 수시로 수백만∼수천만원씩 총 5억여원의 자금을 직접 제공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그러나 두 전 의원이 『당시 장씨가 단독으로 우리와 접촉했고 직접 범행지시나 자금을 지원했다』고 진술한 점을 중시,당초 사건관련 여부로 주목됐던 이해구 당시 안기부 제1차장(현 내무부장관)은 사건자체를 몰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장씨가 변호사의 조력을 받았으며 결정적인 범행개입사실을 부인할 것에 대비,장씨와 두 전 의원간에 활동자금이 오간 사실을 밝혀줄 은행관계자들을 함께 소환키로 하는 한편 구속수감중인 이택돈 전 의원과의 대질신문도 벌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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