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유럽서 골프 잡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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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폴크스바겐의 골프를 맞수로 삼겠습니다.” 12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현대자동차의 ‘i30’ 신차 발표회장에 참석한 이 회사 최재국(59) 사장은 힘줘 말했다.

 i30은 골프나 푸조 307 같은 유럽의 C세그먼트(차체 길이 3.9∼4.3 m) 차종과 맞붙기 위해 현대차가 개발한 전략 차종이다. 최고출력 121 마력(1.6가솔린)으로 준중형급인데도 연비는 소형차 수준(자동변속기 기준 L 당 13.8 km 주행)이다.

 최 사장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유럽인의 성향에 맞춰 유럽 시장을 겨냥했다”며 “호평을 받아온 골프가 주된 경쟁 차종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i30 개발을 위해 2005년부터 ‘FD’라는 프로젝트 명으로 21개월 간 1959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국내에서 6000대, 유럽 등지 해외에서 7만2000대를 판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날 소개한 모델은 1.6가솔린과 디젤 모델이다. 11월에 가솔린 2.0모델을 추가로 선보인다. 최 사장은 “6월에 베라크루즈·그랜저·쏘나타를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 사상 최고의 판매 실적을 올린 것처럼 유럽에서도 i30으로 현대차의 역량을 뽐내겠다”고 말했다.

최재국 현대자동차 사장(中)과 탤런트 임수정씨(右)가 12일 서울 올림픽 공원 내 페이퍼테이너 뮤지엄에서 신차 ‘i30’을 소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아자동차가 유럽 지역에서 팔고 있는 ‘씨드(cee’d)’와 차종이 중첩되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한 지붕 식구인 씨드의 시장을 잠식해 제살깎아먹기가 아니냐는 우려다. 이에 대해 최 사장은 “유럽의 C세그먼트 차량 시장 규모가 연 400만∼500만 대로 커서 걱정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오히려 “한국 차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져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기대했다. 지난해 유럽에서 C세그먼트 차량 판매 1위는 포드(유럽법인) 포커스(42만9704대)였다. 그 뒤를 폴크스바겐 골프(40만5394대), 오펠 아스트라(33만375대), 푸조 307(32만5793대) 등이 이었다. 올 초에 출시된 기아 씨드는 상반기 유럽 시장에서 6만 대 가까이 팔렸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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